뉴스

'세무당국 추적' 승리의 수상한 홍콩 법인, 실체는?

이 기사 어때요?
<앵커>

저희 끝까지 판다 팀이 승리 씨 사업의 문제점들을 계속 쫓고 있습니다. 그런데 파다 보니까 이 사업들 동업자가 있었다지만 어릴 때부터 연예인으로 자란 승리 씨가 책임지고 주도적으로 한 게 맞나 궁금한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외식사업, 클럽, 이런 종류를 넘어서 홍콩에 회사를 차리고 여기에 1백억 원을 모아서 투자를 해왔다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강청완 기자가 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홍콩에 다녀왔는데 먼저 이거 보고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기자>

BC 홀딩스는 승리가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 국내 한 컨설팅업체 대표인 류 모 씨와 함께 각각 100홍콩달러, 우리 돈 약 1만 5천 원씩을 초기 투자해 홍콩에 만든 회사입니다.

법인 등기에 나와 있는 주소지를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해당 장소엔 BC 홀딩스가 아닌 BC 홀딩스의 회사 설립 작업을 대행해 준 한국계 세무업체만 있습니다.

BC 홀딩스가 함께 입주해 있는지 현지 직원에게 물어봤습니다.

[현지 한국계 세무법인 직원 : 저희가 확인해 드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에요. 여기는 그냥 등기사무소일 뿐이고 고객의 허가 없이 회사 이름 한 자라도 얘기할 수 없으니까 가세요.]

법인 설립 당시 과거 주소지도 찾아가 봤지만 내용을 알지 못합니다.

[현지 사무실 직원 : (과거에 BC홀딩스 사무실 본 적 있는지?) 모르겠어요. 안에 들어가 본 적은 없는데, 직원은 몇 명 안 되는 것 같았어요.]

취재진이 입수한 기록과 정보를 바탕으로 홍콩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BC홀딩스의 별도 사무실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투자회사들이 홍콩에서 흔히 활용하는 특수목적법인,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로 보입니다.

BC 홀딩스 홈페이지를 보면 회사 설립 이듬해인 2017년, 우리 돈으로 3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실제 그런 건지 설립자 3명 가운데 한 명인 류 대표에게 확인했는데 300억 원은 목표 수치였고 실제 투자를 받은 건 100억 원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김성민/홍콩 현지법인 회계사 : 특별한 이슈(문제)는 없을 수 있어요 사실. 세금만 잘 해결하면. 그런데 만약에, 홍콩법인을 만들었는데 이 사업장 주소 놓고 뭔가 여기서 대단한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꾸며졌어요. 웹사이트에 보면 주소 나와 있고 현지에서 뭔가 일이 막 되고 있는 것처럼 포장이 됐다면 이건 잘못됐다고 볼 수 있어요.]

승리의 사업 자금 흐름에 대한 경찰과 국세청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홍콩 세무당국도 BC 홀딩스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습니다.

SBS 끝까지판다 팀이 현지에서 만난 홍콩 세무국 조사팀 관계자는 자금 흐름에서 탈세 등 혐의가 드러날 경우 엄하게 처벌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홍콩 세무국 조사팀 관계자 : (의혹이 사실이라면) 사건의 규모가 꽤 커 보입니다. 만약 조세회피 혐의가 확인될 경우 재판을 통해 형사 처벌하거나 탈세한 금액의 3배를 추징할 수 있습니다.]

승리의 각종 사업에 어떤 돈이 어떻게 투자됐고 또 그 수익은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를 명확히 알기 위해서는 이 홍콩 법인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여기까지만 봐도 꽤 전문적이다 이런 느낌이 나는데 더 나가아서 문제가 생기니까 승리 씨와 대주주들이 이 지분을 또 모두 누군가에 넘기고 손을 턴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국세청 조사가 시작될 시기와 맞물립니다. 판을 움직이는 누군가가 있는 것 아닌가 의심해볼 수 있는 구석인데 이 부분을 더 캐면 권력과의 유착, 탈세, 이런 의혹의 고리가 드러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어서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정준영의 단체 채팅방 보도가 시작된 지난 3월 11일. 승리는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나흘 뒤인 3월 15일, 승리는 BC 홀딩스의 다른 한국인 주주 2명과 함께 자신들의 모든 지분을 일본 측에 넘기고 물러났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BC 홀딩스의 베트남 이사도 이사직에서 돌연 사임했습니다.

100억 원 규모의 투자 자금을 운용하던 회사의 최초 설립자와 주요 이사가 한꺼번에 물러난 겁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투자금 규모에 비해 회사의 자본금이 지나치게 작다는 점입니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투자금을 운용하는 회사는 투자 자금의 1~2% 정도는 갖추는 것이 통상적이라며 승리의 BC 홀딩스는 특이한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연예인인 승리 씨가 어떻게 해외에 법인을 설립하고 거액의 투자금까지 유치했는지도 의문입니다.

승리가 대표로 재직했던 유리홀딩스 사무실을 찾아가 봤습니다.

이 사무실에는 홍콩 법인 BC 홀딩스뿐 아니라 승리의 홍콩 법인을 함께 설립했던 류 모 씨의 컨설팅회사가 한 공간에 모여 있습니다.

[김경률/참여연대 경제금용센터 소장 : (컨설팅 회사 대표인 류○○ 대표가) 3분의 1만큼의 그 회사(BC홀딩스)의 지분을 갖게 된 것이고, 일종의 경제공동체로서 함께 움직인다, 그런 의미로 봐야 되겠죠. (향후 발생하는 수익도 다 같이 나누겠다, 이런 상황인 거죠?) 그럼요. 향후에 발생하는 이익의 3분의 1을 (류○○ 대표가) 고스란히 가져갈 권리가 생기는 거니까요.]

이런 의혹에 대해 류 대표는 "황당하다"며 BC 홀딩스는 자신의 회사가 경영 자문을 제공하는 고객사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고객사와 함께 홍콩의 법인을 만든 게 일반적이진 않지만 승리와 유인석 등이 업무에 익숙하지 않아서 도움을 줬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홍콩 법인 지분을 최근 일본에 넘긴 것과 관련해서는 2016년 법인 설립 당시 합의를 이행한 것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들의 사업 방식이 역외 탈세와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