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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탄 집 사진도 못 봐" 눈물…이재민 '상실의 고통'

"불 탄 집 사진도 못 봐" 눈물…이재민 '상실의 고통'

안희재 기자 an.heejae@sbs.co.kr

작성 2019.04.07 20:14 수정 2019.04.07 22:1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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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땅으로 내려와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지역 특성상 노인들이 특히 피해를 많이 봤는데 그래서 더 힘들고 막막해하고 있습니다.

안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박광옥 할머니는 화마가 휩쓸고 간 그날의 기억이 여전히 선명합니다.

[박광옥/속초 장천마을 : (저녁에) 통장님 방송 소리가 나서 나와 보니까 불이 양쪽에서 저렇게 저렇게 벌겋게 되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반백 년 넘게 살아온 장천마을에서의 삶의 추억은 3대째 이어오던 집과 함께 무너져 내렸습니다.

[박광옥/속초 장천마을 : 딸이 전화 온 게 '엄마 집이 얼마나 정이 든 집인데' 막 울면서….]

밤엔 근처 임시 숙소에서 지내고, 아침에 해가 뜨면 마을회관으로 향합니다.

농기구며 씨앗이며 뭐 하나 건지지 못하고 몸만 빠져나온 탓에 당장 올해 농사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박광옥/속초 장천마을 : (빨래도) 탄 집들은 못 하고, 없어요. 하나도 뭐 없어… 밭이고 논이고 나가서 일할 때인데 일이 손에 안 잡혀서 못하고 있잖아요.]

보급받은 구호품을 쓰고 있지만 부족한 것 투성이입니다.

[박광옥/속초 장천마을 : (어제) 신발도 들어왔는데 반짝이 (붙은) 애들 신발이고 맞지도 않아요.]

장천마을만큼이나 피해가 컸던 고성 원암리 주민 김영자 할머니는 문 앞까지 들이닥쳤던 불길에 간신히 휴대전화만 들고나왔습니다.

[김영자/강원 고성군 원암리 : 바람이 얼마나 부는지 넘어지고 자빠지고 하면서….]

대피소에 거처는 잡았지만 밤이 되면 집 생각이 더욱 간절해집니다.

[김영자/강원 고성군 원암리 : (대피소는) 저녁이면 춥고 시끄러우니까 우린 예민해서 잠도 못 자고 너무 힘들죠.]

다 타버린 집 생각만 하면 다시 고이는 눈물.

[김영자/강원 고성군 원암리 : 끔찍해서 사진도 못 봤어요. 정부에서 어떻게 해줘야지. 너무 불편해서….]

당장 뭘 해야 할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집 잃은 주민들은 속만 끓입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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