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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문자에 떠오른 '민간 화약고'…참사 막은 시민들

최초 발화지점에서 7.5km 떨어진 곳…"30분만 늦었어도 참사"

<앵커>

또 이런 위기에는 항상 슈퍼맨 같은 영웅들이 나타납니다. 당시 불이 번지는 길목에 길을 닦거나 터널 뚫을 때 쓰는 화약 5톤을 채워 넣은 창고가 있었는데, 이걸 기억해낸 한 시민이 가족들과 함께 이 화약들을 안전한 곳으로 다 옮겼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강원 속초시의 한 화물운송업체 대표 이덕형 씨.

그제(4일) 화재 발생 문자를 받자마자 평소 거래처라 직접 화약을 여러 차례 실어날랐던 민간 화약고가 떠올랐습니다.

[이덕형/화물운송업체 사장 : 저희는 이 동네를 알다 보니까, 지리를 알다 보니까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에….]

화약고는 최초 발화지점으로부터 불과 7.5km 떨어진 상황. 업체 측과 연락한 이 씨는 바로 화약고로 트럭을 몰았습니다.

[이덕형/화물운송업체 사장 : 뒷산까지도 왔었어요. 불이. 저쪽 산까지 보이더라고요 불꽃이 올라오는 게, 바람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30~40분만 늦었어도….]

화약고에는 발파용 화약 5톤가량과 뇌관 3천여 개가 보관돼 있었습니다.

이 씨의 가족과 경찰관 등 7명이 이 씨를 도와 화약을 계속 트럭으로 실어날랐습니다.

화약을 모두 옮긴 뒤 불과 1시간도 안 돼 불은 화약고를 덮쳤습니다.

[이덕형/화물운송업체 사장 : 이게 불이 붙으면 더 큰 화재, 폭발이 생기니까…그때 당시에는 일하시는 분들도 그런(위험하다는) 생각은 못 하시고 일단 짐부터 빨리 빼야 한다는….]

60세를 전후한 시민들로 구성된 산불진화대원들도 사흘 밤낮 화재 현장을 뛰어다녔습니다.

[백진철/속초시 산불예방진화대원 : 어제도 여기서 먹고 자고, 집에 안 들어가고 계속 여기서 (불을 끄고 있습니다.)]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할 만큼 큰 산불에도 피해를 최소화한 건 소방관들과 함께 끝까지 화마와 싸운 이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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