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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무너진 보금자리…주민들 "막막해요"

<앵커>

제가 오늘(5일) 낮에 이곳 강원도 고성에 왔는데 그때도 잔불이 남아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이 있었고, 또 오늘(5일)이 4월 5일, 나무 심는 날 식목일인데 봄을 맞아 한창 자라야 할 나무들이 이곳에서는 검게 그을리고 또 부러져있었습니다. 그럼 지금은 어떨지 지금부터 산불 피해 현장을 차례대로 연결해보겠습니다. 먼저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고성군 토성면부터 가보겠습니다.

최재영 기자 뒤로 검게 그을린 건물들이 많이 보이네요.

<기자>

네, 저는 어제 산불로 잿더미가 된 아주 작은 마을에 나와있습니다.

제 뒤로 불에 까맣게 탄 건물이 하나 보이실텐데요, 이 건물은 어제까지만 해도 싱크대를 만들던 작은 공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불에 까맣게 타서 완전히 주저앉아버렸습니다.

공장 앞에 있었던 차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이어는 아예 다 타버려서 아예 형체도 지금 볼 수 없게 되어 버렸고요, 차량 내부도 불에 다 타버려서 지금 철근 골제만 앙상하게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 계시는 주민들 얘기를 조금 들어보니까 여기가 공장에서 나왔던 폐기물들을 모아놨던 곳이라고 하던데 지금 불이 난 지 거의 하루가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이렇게 연기가 나고 있습니다.

어제 이 조그마한 마을을 덮쳤던 화마가 얼마나 거셌는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있는 지금 이 마을은 봉포마을이라는 곳입니다. 이 주변에 이제 봉포항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고요, 한 15가구가 모여 사는 아주 조그마한 그런 마을입니다.

그런데 어제저녁 7시가 좀 넘은 시간이었죠, 제가 지금 있는 이 마을에서 직선거리로 한 7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이제 불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여기 와서 이제 만났던 주민분들은 이제 어제 이렇게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 하지? 그러면서 굉장히 걱정하는 마음으로 뉴스를 보고 이렇게 보고 계시다가 지금 어두워서 잘 안 보이겠지만 옆에 산이 보이거든요.

그런데 그 산에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불길이 마을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시고 대피하셨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다시 마을로 돌아왔는데 마을은 지금 보시는 것처럼 모두 불에 타버리고 말았습니다.

한 주민은 평상 살아온 보금자리가 하루아침에 다 소실됐다며 굉장히 말을 잇지 못하셨습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이 곳이 한 아들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던 집인데요, 보시면 이게 집인지 잘 모르실겁니다.

그만큼 많이 타버렸지만 그래도 이런 장독대들, 에이컨 실외기 등이 이곳에 누군가가 살았다는 집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가보면 저쪽이 아마 부엌이었던 것 같은데 이 부엌 안에는 아직까지 다 타지 못했던 연탄들도 있는 것도 이곳에서는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있는 이 마을은 여기서부터 시작을 해서 이제 골목을 따라서 집들이 쭉 이어져 있는데요, 지금 불난 지 하루가 지났는데도 골목에만 들어오면 매캐한 냄새가 계속 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모든 집들은 다 불에 타거나 피해를 입었습니다.

한번 보실까요? 바로 옆집이죠, 옆집도 이렇게 불에 까맣게 다 타버린 모습입니다.

지금 제가 있는 강원도 고성군. 어제 난 산불은 강원도 고성군 쪽으로도 많이 번졌는데 이 지역으로 번지면서 큰 피해를 냈습니다.

고성군 지역에만 약 130채가 넘는 건물들이 다 불에 타서 소실됐습니다.

제가 오늘 이제 이 마을에 와서 이렇게 다 불에 타버린 집들을 보시면서 굉장히 황망해하시는 주민들을 좀 뵀는데 굉장히 마음 아파하시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도 많으시고 힘들어하셨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피해가 많지만 다친 사람이 1명도 없었다면서 서로를 위로하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강원도 고성 산불 피해 현장에서 SBS 최재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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