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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쓸 틈도 없이 다 탔다"…지낼 곳 없어 막막한 이재민들

<앵커>

두려움과 불안감에 어젯(4일)밤을 뜬눈으로 지새워야 했던 이재민들은 오늘 아침 날이 밝자마자 집으로 돌아갔었습니다. 하지만 부서지고 검게 타버린 보금자리 앞에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G1 김기태 기자입니다.

<기자>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던 이재민들은 날이 밝자마자 속속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설마 설마 했지만 검게 그을려 무너져 내린 보금자리를 마주한 일부 시민들은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습니다.

[김장호/고성 주민 : 이게 와보니까 뭐 해볼 도리가 있어야지. 와보니까 집이 이 모양인데, 아직도 불타고 있는데 뭐.]

급히 빠져나오느라 귀중품은커녕 생필품도 챙기지 못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성한 물건이 있는지 찾아보고 싶지만 잔불 때문에 밖에서 서성일 수밖에 없습니다.

[고성 주민 : (어떻게 잘 챙겨 가셨어요, 가실 때?) 챙기긴 뭘…몸만 나왔는데.]

집이 모두 불에 탔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기저기 살펴본 뒤, 겨우 화마를 피해 간 중요한 서류에 잔불이 옮겨 붙을까 연신 물을 뿌려보기도 합니다.

부모님이 20년 동안 살아온 집이 잿더미로 변한 현장으로 한걸음에 달려온 아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남선/피해 주민 가족 : 지역이 여기가 아니라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데, (부모님) 이야기 들어보니까 바로 그냥 다 대피하라 그래서 대피하고, 손 쓸 틈도 없이 다 타버렸다고.]

타버린 보금자리와 물품도 문제지만 이재민들은 당장 어디서 어떻게 지내야 할지가 막막합니다.

[지창은/고성 주민 : (앞으로 지내실 데는 있으세요?) 없죠. 이게 지금 이게 문제입니다, 이게.]

이번 산불로 인해 주택 230여 곳이 소실됐고 이재민도 47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산불 피해에 대한 공식적인 집계가 시작되면, 이재민 수와 산불 피해 규모는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권순환·신현걸·하정우·이광수·유세진·홍성백 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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