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Pick] "세상물정 모르는 척"…보이스피싱 속인 '명탐정' 할아버지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오히려 80대 할아버지에게 속아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지난 1일 오전 8시 50분쯤 청주시 서원구에 사는 81살 A 씨는 황당한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자신을 '검사'라고 소개한 발신자는 "절도범이 예금을 찾아 모두 훔쳐 가려 한다"며 "예금 3천 700만 원을 모두 찾아 집 냉장고에 보관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주민등록증도 도용되었으니 재발급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A 씨가 주민센터에 간 틈을 이용해 현금을 훔쳐 달아나려는 속셈이었습니다.

평소 보이스피싱을 주의하라는 자녀의 당부를 마음에 새기고 있던 A 씨는 수상한 기운을 감지했습니다.

A 씨는 지시를 따르는 척 한 시간 가까이 통화하며 인근 지구대로 향했습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유인해 검거하자는 작전을 제안했고, 이때부터 경찰과 할아버지의 은밀한 합동작전이 시작됐습니다.

A 씨는 보이스피싱에 당하는 척 은행에 가서 돈을 찾는 시늉을 했습니다. 돈 대신 신문지 뭉치를 잔뜩 넣은 종이가방을 집에다 가져다 놓은 다음 조직원에게는 주민센터로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A 씨 집에 침입한 대만 국적 보이스피싱 조직원 29살 B 씨는 잠복 중인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B 씨를 전화금융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어제(4일) 밝혔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B 씨는 지난달 11일 입국한 뒤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가로채는 일을 해주고 일정 부분 대가를 받으려 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B 씨를 상대로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