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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고래 감옥'에 국제사회 공분…범고래 등 98마리 사투

러시아 '고래 감옥'에 국제사회 공분…범고래 등 98마리 사투
100마리에 가까운 어린 고래가 갇혀 있는 러시아의 일명 '고래 감옥'을 둘러싸고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연해주 나홋카시 인근 스레드냐야만에 설치된 작은 해상 가두리에 벨루가(흰돌고래) 87마리, 범고래 11마리 등 총 98마리의 고래가 갇혀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벨루가 90마리와 범고래 12마리가 있었으나 열악한 서식 환경 탓에 벨루가 3마리, 범고래 1마리가 각각 죽은 것으로 그린피스는 보고 있습니다.

고래는 야생에서 하루에 수십 킬로미터를 헤엄치며 몸을 따뜻하게 데우는데 가두리 안에서는 마음 놓고 헤엄을 치지 못해 혹독한 추위를 느낄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협소한 면적에 여러 마리의 고래가 들어차 몸을 움직이기도 어려운 상태입니다.

실제 가두리 내 일부 고래는 저체온증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가두리 안에 있는 얼음덩이에 부딪혀 상처를 입은 고래도 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그린피스는 작년 오호츠크해에서 잡힌 이들 고래가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데 혈안이 된 중국의 해양공원에 불법 판매될 수 있다고 의심합니다.

종종 불법 매매가 이뤄지는 범고래는 수백만 달러, 벨루가는 수십만 달러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전에 러시아 해역에서 포획된 15마리의 범고래도 현재 수많은 관람객이 찾는 중국의 한 해양공원에 있다고 영국 고래·돌고래보존협회(WDC) 보고서는 전합니다.

러시아에서는 과학 또는 교육적 목적으로만 포경을 허용합니다.

그린피스를 비롯한 환경·동물보호단체들은 이른바 '고래 감옥'으로 불리는 이 가두리를 조속히 해체하고 고래를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라고 러시아 정부에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들 단체가 작년 10월 열악한 가두리 환경과 고래들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뒤이어 4개의 연관 업체가 어업법 위반 및 동물 학대 등 혐의로 기소됐지만 가두리는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고래가 고통 속에 생활하는 가두리의 실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국제사회의 분노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지난 2일 이들 고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할 목적으로 모스크바 시내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또 미국 소재 동물복지연구소와 해양 포유류 전문가들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고래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긴급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궁극적으로 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되 그때까지 가두리 면적을 넓히고 수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도 고래 감옥 폐쇄를 위한 캠페인에 동참했습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소셜미디어 팔로워들에게 고래 살리기 청원에 동참하라고 촉구해 143만 명의 서명을 받아냈고, 패멀라 앤더슨은 푸틴 대통령에게 고래의 방사를 촉구하는 편지를 썼습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해양과학자 장 미셸 쿠스토 등 전문가들은 모스크바를 방문해 담당 관료들과 면담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또 문제가 된 가두리를 방문해 고래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계획입니다. 

(사진=TASS,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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