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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난민표류 사태 재연…난민 64명 탄 獨 난민구조선 발묶여

리비아 연안에서 유럽행 난민 64명을 구조한 독일 구호단체의 난민구조선이 이탈리아와 몰타 등 지중해 연안 국가의 입항 거부 속에 지중해에서 발이 묶였습니다.

독일 비정부기구 씨아이(Sea Eye)가 운영하는 난민구조선 '알란 쿠르디'는 지난 3일 리비아 근해에서 신생아 1명과 어린이 1명이 포함된 난민 64명을 구조한 뒤 이탈리아 최남단 섬 람페두사를 향하고 있다고 ANSA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입항 허가를 받기 위해 몰타, 이탈리아 당국과 각각 접촉했으나, 두 나라 모두 난민선의 진입을 거부했습니다.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유럽의 난민 캠프가 될 수 없다며 난민 구조선의 이탈리아 입항을 불허 하는 등 강경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이 배는 독일 선적이니 함부르크 항으로 가야 한다며, 입항 허용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독일 비정부기구 씨아이 측은 함부르크까지 항해하려면 3∼4주나 걸리고, 배에 음식과 물도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또 기상이 악화하면서 상당수가 갑판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잠을 자는 등 열악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독일 난민구조단체 '씨워치'가 구조한 난민 47명이 유럽 각국의 거부 속에 지중해를 열흘 넘게 떠돌다가 유럽 7개국이 분산 수용에 합의한 이후에야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 상륙하는 등 지중해 난민 표류 사태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살비니 부총리는 주요 7개국(G7) 내무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프랑스 파리에서도 기자들을 만나 독일 내무장관에게 난민 64명을 책임지라고 말했으며, 난민구조선이 독일 선박인 까닭에 독일이 해결해야 한다며 강경 입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살비니 부총리가 항구를 봉쇄한 효과로 올 들어 이탈리아에 입국한 난민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92%, 재작년보다 98% 급감한 532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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