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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獨 前외무 "핵은 北 정권 생명보험…신속 파기 안 할 듯"

최근 북한을 다녀온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전 외무장관은 북한 정권의 지도부가 현재 핵무기라는 생명보험을 신속히 파기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가브리엘 전 장관은 일간 타게스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핵무기 개발은 북한 공산당 엘리트들에게 외부로부터의 정권교체 시도에 대항할 수 있는 생명보험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가브리엘 전 장관은 지난달 말 북한을 다녀왔습니다.

그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재임 시절 총리실 고위 간부를 지낸 볼프강 노박으로부터 북한에 방문할 의사가 있는지 문의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식 초청장은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보냈습니다.

가브리엘 전 장관은 평양에서 리수용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을 각각 면담했습니다.

가브리엘 전 장관은 북한은 비핵화 방식과 관련해 리비아의 경우는 핵무기 이양 후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것을 보았고, 이란도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핵 합의에서 탈퇴한 상황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독일 통일 과정에서 동독 공산당 엘리트 집단이 완전히 해체됐다는 점에서 독일 통일을 경계해야 할 사례로 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 나선 것은 용기 있고 옳은 행동이라며, 북한 문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올바르다고 강조했습니다.

가브리엘 전 장관은 한국이 북한과의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하는 데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지도자를 만나는 시점에서, 유럽인들 역시 좀 더 적극적인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농업 분야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과 연계해 유럽의 인권문제 담당관이나 국제적십자사가 북한 내 강제수용시설을 방문하도록 요구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선 서로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는 동서독 분단 시절 긴장완화정책에 큰 성과가 나오기 전인 1960∼1970년대에 많은 '작은 발걸음'이 필요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려스러운 점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시간과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한국은 국제적인 제재 내에서 북한과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가브리엘 전 장관은 이번 방북과 독일 외무부와의 연관성에 대해 사적인 여행 외에 다른 표현을 쓰는 것은 월권행위라며, 공적인 임무를 갖고 북한으로 날아간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가브리엘 전 장관은 메르켈 총리의 3기 내각에서 경제부 장관과 외무장관을 역임했으며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중도좌파 성향의 사민당 대표를 지냈습니다.

북한에 대한 인상으로 평양의 현대적인 스카이라인과 비교적 정적인 느낌이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면서 보통 인구 수백만 명의 도시를 생각하면 거리와 광장의 활기찬 움직임을 기대하게 되지만 그런 분위기는 감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도시의 경계선에서 수백 미터를 벗어나면 가난한 시골 마을이 나타나고, 사람들은 거기서 단순한 농기구와 손으로 직접 땅을 일구고 있었고 트랙터 대신 황소가 쟁기를 끄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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