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수술, 지방 토목사업에 '숨통'…다만 세금 낭비 우려

박민하 기자 mhpark@sbs.co.kr

작성 2019.04.03 20:11 수정 2019.04.03 22:0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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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들으신 대로 제도가 바뀌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사업들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지방에 도로 만들고 철도 놓는 이런 사업들이 덕을 볼 것 같은데 지난 13년 동안 말만 많았던 신분당선 연장 사업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정부가 국토의 균형 발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수도권이 아닌 지역, 특히 2달 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해달라고 신청했다 떨어졌던 경북과 충북, 또 광주에서 추진하던 사업들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에는 경제성 때문에 좌절됐던 지역의 숙원 사업들이 이번에 숨통이 트이게 된 것인데 문제는 없을지 박민하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예비타당성 조사는 20년간 849개 사업에 대해 실시돼 타당성이 낮은 154조 원 규모, 300개 사업을 걸러냈습니다.

반면 '통곡의 벽'으로 불릴 만큼 지역 숙원 사업의 최대 장애물이라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지난 1월 24조 원 규모, 23개 지역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한 데 이어 이번 개편으로 지방, 특히 광역 단체의 대규모 SOC 사업 문턱은 낮아졌습니다.

여기에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이 되는 사업비 기준을 높여 조사 대상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승철/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 : 저희 입장도 SOC 사업과 관련해서는 500억에서 1,000억으로 올리자는 그런 입장인데, 국회가 지금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정부로서는 경기 부양과 지방 배려 등 다목적 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성 낮은 사업이 추진돼 예산이 낭비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비수도권은 비용·편익 분석 비중이 50% 밑으로 내려가 재정 낭비를 막는다는 제도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 정책성 분석에 간접 고용 효과와 환경, 안전 같은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정성적 요소가 대거 반영된 것도 논란입니다.

앞으로는 비용 대비 편익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재정 당국이 정치적 외풍에 맞서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최승섭/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 부장 : 개선안을 만들게 되면서 예타(예비타당성조사)를 좀 더 통과시키기 쉬운 제도로 만들기 위한 목표가 있는 거 아닌가…]

또 KDI가 수행하던 종합평가를 신설되는 기재부 산하 위원회로 넘긴 부분도 공정성과 객관성 시비가 나올 수 있습니다.

사업 추진 여부의 최종 결정이 사실상 정부의 정무적 판단에 좌우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개편안을 내놓으면서도 정부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는 더 이상 없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영상편집 : 하성원, VJ : 한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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