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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 곳곳에 '김정은 서신' 대자보…경찰, 배후 수사

<앵커>

지금 이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에 붙은 대자보입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글처럼 꾸몄는데 남조선 체제를 전복하자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런 대자보가 이 학교뿐만 아니라 80곳 넘는 전국 대학에서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정성진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1일) 새벽 서울의 한 대학교 학생회관 CCTV 영상입니다.

몇 차례 빛이 비치더니 유리문 앞에 하얀 종이가 붙었습니다.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과 '남조선의 체제를 전복하자'라는 제목의 대자보 2장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명까지 들어간 대자보에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과 탈원전, 대북 정책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김 위원장의 입을 빌려 현 정부를 비난한 겁니다.

[학교 관계자 : 내가 (오늘 새벽에) 왔을 때도 없었어요. 6시 반부터 7시 반 사이에 붙인 것 같아요.]

대자보가 붙어 있던 자리에는 이렇게 떼어낸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떼어낸 대자보는 경찰이 모두 수거해 간 상태입니다.

어제 오후부터 부산, 전남 대학가에서 해당 대자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데 이어 오늘은 서울, 강원 등 전국 대학가에서 대자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현재 경찰에 접수된 것만 전국 80여 건입니다.

경찰은 CCTV 등을 확보해 누가, 어떤 목적으로 붙였는지 추적에 나섰습니다.

특히 국가보안법 위반이나 명예훼손, 모욕죄 등 형사상 처벌이 가능한지 법리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대협'이라고 밝힌 단체는 SNS를 통해 대자보 부착이 자신들의 행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8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전대협과는 다른 단체입니다.

['전대협' 관계자 : 거점 자체는 (대학교) 450군데로 잡아서 다 붙였고요. 저희가 1만 장을 나눴어요, 기본적으로는 1만 장 정도는 (다 붙였었습니다.)]

20~30대가 주축이라고 밝힌 전대협 측은 4월 1일 만우절을 맞아 김정은 위원장 서신 형식을 빌어 풍자와 해학을 담아 현 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북한과는 무관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경찰 수사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소지혜,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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