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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절박한 정도를 쓰시오"…장학금 받으려면 '가난 증명하라'는 서울대

장학금 받으려면 가난 증명하라는 서울대학교 (사진= 픽사베이/연합뉴스)
서울대학교 장학금 신청서에 "경제적으로 절박한 정도를 구체적으로 작성하시오"라는 문구가 담겨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논란이 된 장학제도는 서울대 개별 단과대가 운영하는 '선한인재지원금'입니다.

선한인재지원금 제도는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6개월간 월 30만 원씩 지원해주고, 이후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장학 수혜자가 소액기부를 통해 갚는 방식의 장학제도입니다.

문제가 된 것은 "경제적으로 절박한 정도를 구체적으로 작성하면 선발에 참고하겠다"는 문구였습니다. 심지어 절박한 정도를 세 등급으로 나눠 선택하라는 요구도 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신청양식이 이미 2년 전 국가인권위원회에 지적을 받은 사항이라는 겁니다.

2017년 당시 인권위는 "신청 학생의 가정·경제적 상황은 객관적인 공적 자료를 통해서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며 "대학 장학금 지원서에 어려운 가정·경제 상황을 적게 하는 것은 신청 학생의 자존감을 훼손할 수 있으니 이를 지양하라"고 대학 당국과 장학재단에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서울대는 지금까지 이 같은 양식을 고수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내 가난함과 절박함을 구체적으로 전시하는 것이 '선한 인재'가 되는 요건이 된다는 사실에 씁쓸하다," "자기소개서에 적은 경제적 형편으로 다른 사람과 경쟁해야 하나"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사회대 장학업무 담당 관계자는 “장학금 자기소개서는 지원자의 경제적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기 위해 활용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덧붙여 "2017년 인권위 권고사항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다음 학기부터 논란이 된 문구를 삭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 픽사베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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