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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도, 물도 없다"…베네수엘라 성난 민심에 '전력배급' 실시

"전기도, 물도 없다"…베네수엘라 성난 민심에 '전력배급' 실시
초인플레이션의 경제난 속에 대정전 사태까지 겹친 베네수엘라에서 정부가 전력을 배급하고 근무시간과 학교 수업시간마저 단축하는 비상대책을 내놨습니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대정전 사태 해결을 위해 30일간 전력 배급제를 실시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영 텔레비전 방송 연설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히고, 전력 배급 조치가 정전으로 인한 단수, 통신 두절 등의 사태 해결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30일 전력배급 계획 외에 휴교령 연장, 근무시간 단축 등의 조치도 함께 내놨습니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호르헤 로드리게스 공보부 장관은 국영 VTV에 출연해 전력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지난주부터 내려진 휴교령을 연장하고.

공공·민간사업체 근무시간도 오후 2시까지로 단축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달 7일 베네수엘라의 발전소 배전 설비 등이 고장 나면서 전국 23개 주 중 수도 카라카스를 포함한 19개 주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1주일 뒤 복구됐습니다.

이후 2주 만인 지난달 25일부터 다시 정전이 간헐적으로 이어져 국민의 분노와 좌절감이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주말을 맞아 카라카스를 비롯한 베네수엘라 전역에서는 정전과 단수 등 지속적인 공공서비스 중단에 대한 항의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카라카스 도심에서는 성난 시위대가 마두로 대통령에게 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대통령궁 인근에 몰려들었습니다.

몇몇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돌을 든 채 타이어와 통나무 등으로 만든 바리케이드에 불을 붙였습니다.

인근 주민들도 깃발을 휘두르고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시위에 가세했습니다.

마두로 정권은 이번 정전 원인을 수력발전 댐에 대한 '테러리스트의 공격'과 미국과 야권이 합작한 해킹 공격 탓으로 돌렸습니다.

그러나 야권과 많은 전문가는 전력 생산시설이 2007년 차베스 전 대통령 당시 국영화된 뒤 10년 넘게 이어진 무능과 부패로 투자와 유지보수가 미흡했던 점 등을 원인으로 짚고 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해 지난 1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주요 야당 후보가 가택 연금 등으로 출마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선이 치러졌다며, 마두로를 인정하지 않고 임시 대통령을 자처, 미국 등 서방 50여 개 국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정권 퇴진과 재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내정간섭에 반대하는 러시아와 중국 등의 지지를 받는 마두로 대통령은 군부의 확고한 지지를 토대로 미국이 꼭두각시 과이도를 앞세워 쿠데타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권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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