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판다] 클럽 아레나, 압수수색 직후에도 '탈세'…녹취파일 입수

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작성 2019.03.31 20:51 수정 2019.03.31 22:1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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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취재진이 서울 강남에 유명한 클럽들의 탈세 관련된 의혹들을 계속 캐고 있습니다. 그런데 클럽 아레나 내부에서, 탈세를 준비하는걸로 보이는 대화 녹음, 그리고 여러 자료들을 어렵게 입수했습니다. 지금부터 그 내용을 들어보시면 어떤 방법으로 탈세를 해온 것인지 그리고 과연 정말 공무원들이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강남 클럽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 1월.

클럽 아레나를 방문한 손님이 카드 결제를 한 직후 찍은 영상입니다.

결제 금액 155만 원.

바닥의 안내 표시도 그렇고 건물 외관에 있는 간판을 봐도 분명 클럽 아레나에서 결제한 건데 영수증 상호에는 엉뚱한 업소가 찍혀 있습니다.

영수증에 나온 업소를 검색해 봤습니다.

아레나에서 한참 떨어진 강남의 한적한 골목에 있는 작은 실내 포장마차입니다.

주로 소주와 맥주, 막걸리를 파는 집인데, 안주는 비싸야 3만 원, 보통 1만 원 내외입니다.

클럽 아레나에서 결제한 금액이 다른 업소의 매출로 잡히는 겁니다.

아레나 전 직원은 클럽의 계산대에 다른 업소 카드 단말기를 여러 대 가져다 놓은 뒤, 분산해서 결제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클럽의 매출은 줄어드는 겁니다.

이 관계자는 영수증에 찍힌 다른 업소들 역시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 모 씨의 가게인데, 수익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탈세해 왔다고 털어놨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지난 10일 클럽 아레나가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며칠 지난 뒤 직원들이 나눈 대화입니다.

[클럽 아레나 직원 (경찰 압수수색 직후) : (성과급 수령 확인서) 사인 5개 4장, 사인 4개 8장 하래. 그러니까 사인 4개 (들어가는 확인서) 5장 사인 (5개 들어가는 확인서) 8장.]

클럽 직원들이 서명한 건 임금을 받았다는 확인서.

[클럽 아레나 관리자 (경찰 압수수색 직후) : 총 1년 동안 10억을 팔았어. 그러면 10억에 관한 거를 이거 돈(성과급) 받았다 하는 친필 확인서인 거지.]

클럽 책임자는 임금을 받은 날짜도, 받은 액수도 쓰지 말고 그냥 서명만 하라고 지시합니다.

[클럽 아레나 관리자 (경찰 압수수색 직후) : 아냐 (수령) 날짜 안 써도 돼, 날짜 쓰지 마.]

이렇게 서명을 시킨 이유는 뭘까? 임금 확인서에 직원들의 서명만 받은 뒤, 날짜와 액수는 클럽 고위 관계자가 필요한 만큼 채워 넣는 식으로 비용을 조절해 탈세했다는 것이 아레나 전 직원의 증언입니다.

경찰이 압수수색하면서 이들이 서명해놨던 서류까지 모두 가져가자 다시 임금확인서를 만들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클럽 아레나 관리자 (경찰 압수수색 직후) : (백지 서명 임금 확인서) 6개월 치를 전에 해 놓은 게 있는데 내가 볼 때 압수수색 때 다 딸려 간 거 같아. 그래서 다시 1년 치를 하는 거야.]

끝까지판다 팀이 만난 아레나 관계자는 현재 경찰이 밝힌 아레나의 탈세액 162억 원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치에 불과하다며 이달 초 문을 닫기 직전까지 또 압수수색을 당한 이후까지도 탈세 행위를 계속한 것을 볼 때 탈세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국세청의 엄정한 과세가 비켜 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오랜 기간 이어질 수 있었는지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홍종수, 영상편집 : 원형희, VJ : 김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