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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LPG 차량, 미세먼지 배출은 적은데…

[취재파일] LPG 차량, 미세먼지 배출은 적은데…
지난 3월 26일부터 일반인도 LPG 차량을 사고팔 수 있게 됐다. 휘발유 차량이나 경유 차량을 LPG 차량으로 개조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지금까지는 택시나 렌터카, 장애인 등에만 허용됐던 LPG 차량을 일반인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새 차든 중고차든 상관이 없다.

관측 사상 최악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미세먼지가 사회재난에 포함되면서 휘발유 차량이나 경유 차량보다 미세먼지 배출이 적다는 LPG 차량이 일반인에게까지 허용된 것이다.

LPG 차량이 배출하는 미세먼지는 어느 정도일까? 또 온실가스는 얼마나 배출할까? LPG 차량과 휘발유 차량, 경유 차량의 미세먼지 배출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나 차이가 나는지 국립환경과학원 자료를 바탕으로 차량과 유종별 배출량을 비교해 본다.

● 미세먼지(PM10) 배출량은?

우선 차량 배기구를 통해 배출되는 미세먼지(PM10)의 양을 보면 휘발유 차량이 이동거리 1km당 0.7 마이크로그램(㎍)을 배출해 가장 많고 이어 경유차가 0.6㎍, LPG 차는 0.2㎍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수치상으로 LPG 차는 휘발유차가 배출하는 미세먼지의 29% 정도, 경유차가 배출하는 미세먼지의 33% 정도만 배출하는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15~16년까지 실내시험을 통해 산출한 차종 유종별 배출량을 평균한 값이다. 물론 경유차의 경우는 매연저감장치(DPF, Diesel Particulate Filter)를 부착한 차량을 대상으로 시험한 것이다(아래 그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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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유종별 미세먼지 배출량(㎍/km,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id="i201297798"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190401/201297798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미세먼지와 관련해서는 차량 배기구에서 직접 배출되는 미세먼지뿐 아니라 한 가지 더 살펴봐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질소산화물(NOx)이다. 질소산화물은 배출될 때는 가스 상태로 배출되지만 공기 중에서 배출량의 8% 정도가 초미세먼지(PM2.5)로 전환되는 것으로 국립환경과학원은 보고 있다. 특히 경유 차량의 경우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실내에서 측정하는 것과 실외에서 실제로 주행할 때 배출되는 양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실외에서 측정하는 값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실외도로시험 자료는 환경과학원이 2012~2016년까지 실시해 얻은 값을 평균한 것이다.

먼저 실내시험 결과를 보면 1km 주행을 가정할 경우 LPG 차량이 배출하는 질소산화물 양은 5㎍으로 경유차의 36㎍, 휘발유차의 11㎍과 비교하면 크게 적다. 실외도로시험 결과를 봐도 LPG 차량이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의 양은 6㎍으로 경유차가 배출하는 560㎍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휘발유차가 배출하는 20㎍과 비교해도 30%에 불과하다(아래 그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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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유종별 질소산화물 배출량(㎍/km,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id="i201297799"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190401/201297799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주유소와 비교할 때 LPG 충전소가 부족하고 다른 유종의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하지만 LPG 차량은 미세먼지 측면에서 보면 강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휘발유차나 경유차에 비해 연료비가 적게 드는 것도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예상하는 것만큼 충분히 확대·보급이 이뤄진다면 LPG 차량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나름대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일반인에게도 LPG 차량 매매를 허용한 이유다.

● 온실가스(CO2) 배출량은?

하지만 차량이 배출하는 것은 단지 미세먼지만이 아니다. 미세먼지와 함께 지구환경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2)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17년 기준 차량 유종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LPG 차량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결코 적지 않다. 같은 배기량일 경우 경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적고, 이어 LPG 차, 그리고 휘발유차가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배기량 2,000cc 이상의 경우 1km당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휘발유차가 215 그램(g)으로 가장 많고 이어 LPG 차 177g, 경유차 171g 순이다(아래 그림 참조). 만약 LPG 차가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경유차를 대체한다며 온실가스는 LPG 차 확대·보급 이전보다 오히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결국 LPG 차량이 여러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구환경 전체를 고려할 때 결코 궁극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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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기준 유종별·배기량별 온실가스 배출량(g/km,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id="i201297800"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190401/201297800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전체적으로 볼 때 LPG 차량은 미세먼지라는 강을 건너가기 위한 임시 다리 역할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특히 LPG 차량의 확대·보급 정책이 생각하는 것만큼 충분한 효과를 거둬서 실제로 눈에 띄게 미세먼지가 줄어들 것인지도 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짧은 기간에 LPG 차량이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경유차를 대체하는 효과를 기대할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LPG 차량 모델의 다양성이 휘발유차나 경유차의 다양성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부족한 충전소, 그리고 상대적으로 약한 힘 등이 LPG 차량 확대·보급에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LPG 차량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다는 점도 소비자에게는 마음의 부담이 될 수 있다. LPG 차량이 기대 이상으로 소비자를 충분히 끌어들이지 못할 경우 당연히 미세먼지 개선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LPG 차량 확대·보급을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 지원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 가지에 '올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세먼지뿐 아니라 지구온난화도 고려해야 한다. LPG 차를 확대·보급하더라도 전기차나 수소차 같은 친환경차 개발과 보급이 결코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세먼지 문제로 LPG 차 확대·보급이라는 임시 중간 다리를 만드느라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친환경 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뒤쳐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특히 친환경차를 진정한 친환경차로 만들기 위해서는 사용하는 전기나 수소를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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