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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첫 지명철회, 자진사퇴까지…'인사라인 책임론' 공방

<앵커>

나랏돈으로 외국 유학 간 아들 입학식, 졸업식에 가고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등에 의혹들이 쏟아진 조동호, 최정호, 두 장관 후보자가 결국 장관 되는 데 실패했습니다. 청와대는 조동호 후보자의 경우에는 검증 때 본인이 대답을 제대로 안해서 몰랐던 문제들이 나왔다면서 지명철회, 취소를 했습니다. 또 투기 의혹 등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인데 논란이 커진 최정호 후보자는 스스로 물러나는 형식을 택했습니다.

먼저 전병남 기자입니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발표 24일 만인 오늘 오전,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습니다.

현 정부 들어 첫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입니다.

외유성 출장 의혹, 아들의 호화 유학 논란에다 가짜 학술단체 학회에 참석한 사실까지 더해진 게 결정적 이유라고 청와대는 밝혔습니다.

[윤도한/청와대 국민소통수석 : 해외 부실학회 참석 사실이 사전에 확인됐다면 후보 대상에서 제외됐을 겁니다. 논의 끝에 후보 지명을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조 후보자가 검증 과정에선 가짜 학술대회에 참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며 "허위 답변을 한 게 결정적 사유로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발표 직전 집 2채와 분양권을 보유했다는 투기 의혹과 편법 증여 논란을 빚어온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났습니다.

검증 기준에 어긋나지 않았고 그래서 형식도 자진사퇴였다는 설명이 나왔지만, 김의겸 전 대변인 문제와 맞물려 정부 고위 공직자 투기 의혹이 확산하는 걸 차단하겠단 청와대의 뜻도 엿보입니다.

청와대는 국민 눈높이를 맞추는데 미흡했다고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장관 후보자에 대한 추가 조치나 청와대 인사 검증라인 책임론엔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전 기자, 형식은 다르지만 두 사람 다, 결국 청와대가 결정을 내린건데 결정을 언제, 어떻게 내려진 것으로 취재가 됩니까?

<기자>

사실,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지켜본 뒤 판단하자, 섣불리 먼저 움직이면 야당의 추가 경질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런 기류가 강했습니다.

그러다 어제 오후, 노영민 비서실장과 일부 수석들의 긴급회의 이후에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국정쇄신을 위해 단행한 개각이 도리어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감, 여기에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올인 재개발 투자'가 일으킨 여론의 비판도 무겁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 자리에서 조동호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가 사실상 결정됐고, 문 대통령도 보고를 받은 뒤 결심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정호 후보자 자진사퇴 역시 조 후보자 지명 철회와 발표 시점을 맞추기로 의견이 모였다고 저희가 취재한 청와대 관계자들은 설명했습니다.

<앵커>

두 사람이 이렇게 됐는데, 인사 검증한 쪽이 제대로 일한 게 맞느냐 이런 논란도 계속 이어질 것 같은데요?

<기자>

오늘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 모든 인사에 책임이 있는 조국 민정수석의 사퇴를 요구한다"며 인사 검증 라인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인사 검증라인에 대한 문책을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현재로선'이란 표현에 눈길이 갑니다.

청와대의 현재 입장은 조동호 후보자는 검증 과정에서 말이 달랐던 거고 최정호 후보자는 검증 기준에서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다, 따라서 인사 검증라인에 대한 문책도 없다는 겁니다.

다만, 지금 제기되는 논란이 불법의 영역은 아니지만 국민감정을 계속 건드린다는 점에서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은 여론에 달렸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현재로선 없다"라는 말 단순히 넘기기엔 복잡한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유동혁, 영상편집 : 김선탁·이승희, 현장진행 : 이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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