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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외교문서 공개…KAL기폭파 막전막후·88올림픽 비화 포함

1988년 외교문서 공개…KAL기폭파 막전막후·88올림픽 비화 포함
▲ 87년 김포공항에서 압송되는 김현희

전두환 정권이 1987년 11월 29일 발생한 KAL 858기 폭파사건을 정략적으로 활용하고자 범인 김현희를 대선인 1987년 12월 16일 전에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노력했던 정황이 외교문서를 통해 재확인됐습니다.

외교부는 이런 내용 등이 포함된, 30년 경과 외교문서 1천620권, 25만여 쪽을 원문해제와 함께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는 주로 1988년과 그 전해에 작성된 것으로, KAL기 폭파사건과 88서울올림픽 등과 관련한 사항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KAL기 폭파사건과 관련, 당시 김현희가 붙잡혀있던 바레인에 특사로 파견된 박수길 당시 외교부 차관보는 바레인 측과의 면담 뒤 "늦어도 1987년 12월 15일까지 김현희가 한국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12일까지는 바레인 측으로부터 인도 통보를 받아야 한다"고 보고했습니다.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늦어도 15일까지 도착'이라는 표현은 다분히 대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정부의 의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 막판에 이송 일정이 연기되자 박 차관보가 "커다란 충격"이며 "너무나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바레인 측을 압박하는 장면에서는 대선 전에 데려오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느껴집니다.

전두환 정부가 KAL 858기 폭파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정황은 2006년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확인한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북괴음모 폭로공작' 계획 문건 등으로 이미 사실로 확인됐지만, 외교문서를 통해서도 재확인된 것입니다.

공개된 외교문서에는 88서울올림픽과 관련해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사실들도 담겨있습니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 위원장은 88올림픽의 남북 분산개최를 북한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견하면서도 사회주의 국가의 참가 명분을 제공할 목적으로 이를 북한에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마란치 위원장의 예측대로 북한은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서울올림픽은 160개 국가의 참여로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습니다.

88서울패럴림픽이 패럴림픽에 대한 우리 당국의 몰이해로 인해 하마터면 호주에서 개최됨으로써 국제적 망신을 당할 뻔했던 일도 새롭게 밝혀졌습니다.

또 중국이 서울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단을 열차에 태워 한국에 보내려 했으나, 북한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중국 외교관의 증언이 담긴 문서도 공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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