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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아시아나에 '우량자산 매각·차입 상환계획' 요구

채권단, 아시아나에 '우량자산 매각·차입 상환계획' 요구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우량자산 매각과 시장차입 상환계획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이번주 중 1년 만기의 경영개선약정(MOU)을 연장할 계획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아시아나 측이 마련할 자구계획에 이같은 방안이 담겨야 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항공운송에 필요하지 않은 우량자산을 매각하는 등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한 자구노력이 핵심"이라며 "그래야 채권단도 아시아나에 신뢰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 퇴진으로는 불충분하다"며 "장기적인 경영계획, 즉 아시아나를 앞으로 어떻게 바꿔나가겠다는 비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조원 넘는 자산담보부증권(ABS) 등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시장성 차입은 아시아나가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이 상환 재원이다.

즉 '어떻게 돈을 벌어 어떻게 갚아나가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당장의 현금 마련과 앞으로의 현금 흐름을 요구하는 셈이다.

선결 과제인 우량자산 매각 대상으로는 금호리조트에어서울·에어부산·아시아나개발·아시아나에어포트·아시아나IDT 등의 지분과 골프장·아시아나타운 등 부동산이 꼽힌다.

이와 관련, 산은과 수출입은행, SC은행, 현대투자파트너스 등 채권단이 장·단기차입금 상환 확보를 위해 이들 자산에 약 1조2천억원 규모로 설정한 담보권 중 일부를 풀어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항공기 82대와 엔진 30대 등을 빌려 쓰는 운용리스료는 최소 3조원으로 추산되는데, 이 비용 충당에는 해외 금융기관이 관계돼 있어서 충분한 현금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게 채권단 시각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나 금호타이어 등과 달리 아시아나는 금융권에서 빌린 돈보다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이 훨씬 많다"며 "신용등급 하락으로 유동성 위기가 한꺼번에 몰리기 전에 강도 높은 자구계획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시아나의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3조4천400억원이고 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조3천200억원이다.

차입금은 금융리스 부채(41%)와 ABS(36%)가 대부분이고, 금융기관 차입금은 14% 정도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아시아나가 채권단에 제출할 자구계획을 물 밑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구계획이 채권단 승인을 받아야 이번 주 만료되는 MOU를 다시 맺고,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을 피할 수 있다.

산은 내부에선 금호타이어, 대우건설, KDB생명(옛 금호생명) 등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관련된 부실기업을 잔뜩 떠안은 데다가, 지난해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서 박 회장과 빚은 갈등으로 '감정의 앙금'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박 회장의 용퇴에 노림수가 숨어있다거나, 사재출연 압박을 피하려고 '선수'를 친 것으로 의심된다는 견해도 있다.

아시아나 측은 국적항공사이자 기간산업인 점을 고려해 채권단이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는 분위기다.

아시아나 고위 관계자는 "사실 이번 '감사보고서 사태'는 회계법인과의 이슈였지, 박 회장의 직접적 책임이 아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안 뿐 아니라 지금껏 쌓인 것들을 자신의 퇴진으로 모두 털고 가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사재출연이 거론되는 데도 "대부분 내놓은 것으로 안다"며 "신규 지원을 바라는 게 아니다. 현재의 금융지원을 유지하는 MOU를 다시 맺어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주면 유동성 문제는 자력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지난 28일 "대주주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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