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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이틀 간 모로코 방문…종교 간 화해·난민 연대 방점

프란치스코 교황이 30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방문해, 가톨릭과 이슬람이라는 서로 다른 종교 간의 대화와 형제애를 강조하고, 난민들에 대한 연대를 표명할 예정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피우미치노 공항을 출발해 모로코 수도 라바트를 향해 출발해 27시간에 걸친 짧은 모로코 방문 일정을 시작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달 초 이슬람의 발상지인 아라비아반도에 위치한 아랍에미리트(UAE)를 역대 교황 가운데 처음으로 밟아 종교 간 화해와 협력을 도모한 데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아랍권 국가를 찾게 됐습니다.

종교 간의 화해와 대화를 누구보다 강조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즉위 이듬 해인 2014년 터키, 2016년 아제르바이잔, 2017년 이집트 등 이슬람 국가를 찾아 가톨릭과 이슬람의 화해와 평화를 촉구하고, 종교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테러 등 폭력 행위를 규탄한 바 있습니다.

13억 가톨릭 신자들의 수장인 교황의 모로코 방문은 1985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 이후 34년 만입니다.

수니파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는 전체 인구 3천600만 명 가운데 거의 100%가 이슬람 신자로, 가톨릭 신자는 약 2만3천명에 불과합니다.

인구의 극소수를 차지하는 가톨릭 신자의 대부분도 그나마 유럽과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온 이주자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로코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돼 있지만, 기독교 등 다른 종교를 선교하다가 적발되면 최장 징역 3년형에 처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모로코 일정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첫날 라바트에 도착한 직후로 예정된 모하메드 6세 교육원 방문입니다.

이곳은 모로코 국왕 모하메드 6세가 온건한 이슬람 교리 장려를 위해 2015년 세운 기관으로, 모로코는 물론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에서 온 이맘(이슬람 지도자)들이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2003년 카사블랑카에서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43명이 사망하는 사건을 겪은 모로코는 이듬해부터 종교 정책을 개혁해 극단주의 사상의 전파를 제한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온건 이슬람교의 파수꾼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교황은 이날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과 함께 이 교육원을 찾아 모로코 종교부 장관과 학생 2명의 토론을 경청할 예정이라고 알레산드로 지소티 교황청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후 이민자를 따뜻하게 환대하라는 일관적 입장을 견지해 온 만큼 이번 모로코 방문에서 이민 문제도 주요 화두가 될 전망입니다.

모로코는 이탈리아가 유럽행 난민들에게 자국 항구를 봉쇄한 이후 스페인으로 우회하려는 난민들이 몰려들며 최근 난민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모로코에는 현재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온 이민자 약 8만 명이 거주하고 있고, 난민들도 수천 명에 달한다는 게 교황청의 설명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지에서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가 운영하는 난민센터를 방문해 난민 60여 명과 만나 이들에게 연대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황은 모로코 방문 이틀째이자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라바트의 한 체육관에서 미사를 집전한 뒤 로마로 돌아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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