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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변협, '군부쿠데타 지지' 보우소나루 대통령 유엔에 고발

브라질 변호사협회가 군부 쿠데타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유엔에 고발했습니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변협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민주주의 중단을 초래한 1964년 군부 쿠데타를 당연히 기념해야 할 일이라며 군을 자극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습니다.

고발장 작성에는 군사독재정권 시절(1964∼1985년)인 1975년에 정보요원들에 의해 피살된 언론인 블라디미르 헤르조그를 추모하기 위해 2009년 6월 설립된 비영리단체 '블라디미르 헤르조그 연구소'도 참여했습니다.

변협과 연구소는 "1964년 3월 31일 브라질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의 의미를 수정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특히 "대통령실의 직접 지시로 군사정권의 잔악한 행위를 감추려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브라질 언론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오는 31일 군부 쿠데타 기념행사를 개최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인권단체와 법조계, 학계, 언론계 등에서 강한 비판이 제기됐으며 좌파 정당들은 "군사독재정권 시절 고문 피해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갚은 좌절감을 안겨주는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지난 27일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상파울루 시내 한 대학교를 방문하려다 학생들의 시위 때문에 취소하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학생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정치적 극단주의와 편협한 민족주의를 조장하고 있으며, 1964년 군부 쿠데타를 지지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발언에 대해 거센 비판이 일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군사법원 창설 기념식에 참석해 국방부에 군부 쿠데타 기념행사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군부 쿠데타를 기념하자는 게 아니라 기억하자는 취지"라면서 "잘못된 과거를 되돌아보고 브라질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옳은지를 생각하자는 뜻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라질에서는 1964년 3월 31일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고, 당시 대통령은 유혈 충돌을 우려해 인접국 우루과이로 망명했습니다.

군사정권은 1985년까지 21년간 계속됐으며, 이 기간에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체포·구금되거나 사망·실종되고 일부는 외국으로 추방당했습니다.

2012년 5월에 설치된 과거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가진실위원회는 2014년 말 활동을 마감하면서 군사정권 시절 인권범죄가 조직적으로 자행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진실위는 인권범죄 희생자 434명과 인권범죄에 연루된 377명의 명단을 발표했고, 이를 계기로 인권단체와 법조계에서 인권범죄 연루자 처벌을 촉구하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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