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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논란 하루 만에 자진사퇴 배경은?

김의겸, 논란 하루 만에 자진사퇴 배경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고가 건물 매입 논란'이 불거진 지 불과 하루만인 29일 사퇴를 결심한 것은 집권 중반기를 맞은 정부와 여당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전날 공직자 재산공개를 통해 김 대변인의 25억7천만원 상당 건물 매입 사실이 드러났을 때만 해도 이번 논란이 김 대변인의 거취까지 연결될지는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청와대 내에서는 '사퇴시키지 않는다'는 데 무게가 실려있다는 전언도 흘러나왔으나, 결국 김 대변인은 이튿날인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자진사퇴 소식을 알렸습니다.

김 대변인은 전날 오후 이미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거세지는 비난 여론을 감당 할 수 없었기때문입니다.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청와대 핵심 참모의 '부동산 투기' 논란까지 장기화한다면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성인 1천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2%포인트씩 하락, 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존 지지층의 이탈 현상이 계속된다면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문 대통령으로선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이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김 대변인 문제에 대해 '우려' 입장을 정하고서 청와대에 의견을 전한 점도 사퇴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권 일각에서는 김 대변인 문제가 당장 4·3 보궐선거, 나아가 내년 총선까지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은 상당히 예민한 문제"라며 "예상보다 여론이 이번 사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다른 관계자 역시 "김현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50·60 무시 발언'으로 설화를 일으켰을 때도 빠른 사표 수리로 파장을 최소화했다"고 떠올렸습니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역시 불투명한 상황에서 민주당으로서도 김 대변인을 겨냥한 야권의 공세까지 '버티기'로 일관하기는 어려웠으리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결국 김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과 함께 '마지막 오찬'을 하고 지난해 2월 임명된 지 약 14개월 만에 청와대를 떠났습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를 나서기 직전 기자실을 들러 인사하면서 "대통령이 어디서 살 거냐고 걱정을 해주시더라"라고 전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려고 (건물을 매입) 했는데, 이제 어머님 집으로 들어가야 하나 싶다"라며 웃기도 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그동안 청와대 내에서도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사로 꼽혔으며, 지난해 9월 평양정상회담에 동행해 현장 브리핑을 책임지는 등 문 대통령의 '입'을 맡아왔습니다.

동시에 청와대를 겨냥한 야권의 공세를 최전방에서 응수하는 역할도 맡으면서, 야권과 잦은 충돌을 빚기도 했습니다.

김 대변인이 지난해 12월 특별감찰반 논란이 불거지자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 일이나,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해 "환경부에서 작성된 문서는 통상 업무의 일환으로 작성한 '체크리스트'"라고 언급한 일 등은 야권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돌이켜보면 저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보수 언론들이 만들어내는 논리에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었다. 하지만 번번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날 선 말들이 튀어나왔고, 다 제 미숙함 때문"이라고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끝까지 변명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 대변인은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 제가 알았을 때는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라면서도 "이 또한 다 제 탓"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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