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안 춘다고 아내 삭발·폭행…파키스탄 남성, 여성 학대 논란

파키스탄의 한 여성이 남편과 그 부하 직원 앞에서 춤추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강제 삭발과 함께 폭행까지 당해 현지에서 여성 학대 논란이 거셉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인권단체까지 나서 파키스탄의 가부장적 문화에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파키스탄 경찰은 지난 27일 폭행 등의 혐의로 라호르에 사는 두 남자를 체포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을 위해 춤을 추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스마 아지즈라는 여성을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포된 이 가운데 한 명은 아지즈의 남편입니다.

이들은 아지즈가 춤추기를 거부하자 수차례 폭행했고 강제로 삭발했습니다.

아지즈는 SNS에 공개된 영상에서 남편은 평소 나를 많이 때렸으며 이번에는 그의 직원이 보는 앞에서 내 옷까지 벗겼다고 털어왔습니다.

아지즈는 남편 직원에게 붙잡힌 상태에서 삭발당했다며 나는 파이프에 묶였고 나체인 상태로 목매달아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가까스로 곤경에서 벗어난 아지즈는 경찰서로 달려갔지만, 그곳에서 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경찰이 고소장을 접수하겠다는 아지즈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아지즈는 온라인 영상 등을 통해 자신의 고충을 호소했습니다.

관련 소식이 알려지고 아지즈 남편 등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파키스탄 연방정부가 수습에 나섰습니다.

인권부 장관 시린 마자리는 트위터를 통해 경찰이 신고를 접수했고, 용의자를 체포했다는 등의 내용을 알렸습니다.

국제인권단체는 파키스탄 여성이 사회 구조적으로 억압받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AI) 남아시아 지부는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 여성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는 추세라며, 여성 보호를 위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보수 이슬람 문화가 강한 파키스탄에서는 여성에 대한 억압·폭행은 물론 간통, 부적절한 의상 착용, 배교 등에 연루된 여성을 아버지나 남편이 가문의 명예를 지킨다는 이유로 살해하는 이른바 '명예살인' 행위까지 종종 자행되고 있습니다.

(사진=트위터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