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이러스는 북미 지역에서는 보고된 적이 없는 매우 전염성이 강한 변종이라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미국 코넬대 동물보건진단센터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생후 3개월∼4개월 된 이 개는 작년 10월 캐나다에 도착했을 때 기침과 발작 증세를 보여 안락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체를 조사한 결과 '아시아-1'로 불리는 디스템퍼 바이러스의 변종이 검출됐으며, 아시아-1 바이러스는 동아시아에 널리 퍼져 있고 북한과 연관돼 있습니다.
코넬대 동물보건진단센터의 바이러스 연구소장인 에드워드 두보비 박사는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디스템퍼 바이러스는 북미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문제"라며 "개의 호흡기와 신경계에 영향을 주고 너구리, 여우 등 야생동물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대부분의 개는 디스템퍼에 면역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두보비 박사는 "대륙에 이런 변종 바이러스를 들여오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상징한다"며 "좋은 의도를 가진 동물구조 단체들이 개가 가진 바이러스와 질병을 항상 인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연구보고서에도 "좋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동물을 구하려 하지만, 동물을 이송하면 전염병도 옮긴다"며 "만약 이 특별한 아시아-1 변종 바이러스가 야생동물 개체군에 유입됐다면 그 바이러스는 영원히 여기에 있는 거다. 한 번 야생동물에 옮겨지면 없앨 수가 없다"고 적었습니다.
두보비 박사는 한국에서 온 그 병든 개가 캐나다에 혼자 도착했는지, 아니면 잠재적으로 감염된 다른 동물들과 함께 도착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2015년 시카고에서 1천300 마리의 개가 '개 인플루엔자' 변종 바이러스에 걸린 사례를 들었습니다.
해당 바이러스는 중국 남부, 한국과 연관돼 있었습니다.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당시 전문가들은 보유하고 있던 인플루엔자 백신이 외국 변종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강아지 돌봄센터들이 문을 닫고, 일부 강아지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격리됐습니다.
두보비 박사는 시카고의 개 인플루엔자 사건으로 개 주인들이 2천500만 달러에서 7천500만 달러의 손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심장사상충 학회는 2005년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뒤 집 잃은 개의 60% 이상이 심장사상충에 감염됐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수의사들은 당시 많은 동물의 이주로 심장사상충이 태평양 북서부와 남서부와 같은 곳에 퍼질 것을 우려했습니다.
두보비 박사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동물을 데려오든 국경에 구멍이 많다는 점"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밝혔습니다.
한편, 두보비 박사는 캐나다에서 안락사된 개가 한국의 식용견 농장에서 구조된 것으로 추정하지만, 한국에서 식용견 수백 마리를 구조해 캐나다, 영국 등으로 입양 보낸 국제 동물보호단체 HIS는 의구심을 보였습니다.
HIS의 동물보호 담당 책임자인 애덤 파라스칸돌라는 "나는 안락사한 이 개가 구조된 개는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며 "개 수입의 문제인 것은 확실하지만, 구조된 개에만 한정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안락사한 개가 한국의 '티컵 강아지' 등을 파는 온라인 상점을 통해 수입된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HIS는 매년 20만 마리 이상의 개가 온라인으로 주문을 통해 미국에 들어오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 개들은 상업적 판매나 입양을 위해 비행기를 타지 않는 한 미국이나 캐나다에 들어올 때 광견병 예방접종 증명서만 있으면 됩니다.
파라스칸돌라는 "사람들은 작고 귀여운 강아지를 원할 뿐, 예방접종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아시아-1 디스템퍼 변종이 북미에서 이전에 보고된 적이 없지만, 그것이 반드시 북미대륙의 야생동물들에게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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