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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통령 '1964년 군부 쿠데타 기념식' 개최 지시 논란

브라질 정부가 과거 군부 쿠데타 발생일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국방부에 오는 31일 군부 쿠데타 기념행사를 개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구체적인 행사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당연히 기념해야 할 일이며 군인들이 이날을 기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브라질에서는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정부 때까지 군부 쿠데타 발생일에 기념행사가 치러졌으나 룰라의 후임자인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집권 첫해인 2011년부터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브라질에서는 1964년 3월 31일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고, 당시 대통령은 유혈 충돌을 우려해 남부 히우 그란지 두 술 주를 거쳐 인접국 우루과이로 망명했습니다.

군사정권은 1985년까지 21년간 계속됐으며, 이 기간에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체포·구금되거나 사망·실종되고 일부는 외국으로 추방당했습니다.

군사정권은 1979년 사면법을 제정해 군사정권 시기에 일어난 정치적 사건에 대한 처벌을 금지했습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2010년 사면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석했으나 브라질변호사협회와 미주기구(OAS) 인권위원회 등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후 호세프 대통령은 2012년 5월 과거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가진실위원회를 설치했고, 진실위는 2014년 말 군사정권 시절 인권범죄가 조직적으로 자행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활동을 마감했습니다.

당시 진실위는 인권범죄 희생자 434명과 인권범죄에 연루된 377명의 명단을 발표했으며, 이를 계기로 인권단체와 법조계에서 인권범죄 연루자 처벌을 촉구하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군부 쿠데타를 기념하는 행사가 예정대로 열리면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강한 반발이 제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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