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론 뒤따라 온 '복병' 콜레라…모잠비크 초비상

사이클론 '이다이'가 할퀴고 지나간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콜레라 확산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다이'가 지나간 모잠비크에서 위생 시설, 식수 부족으로 콜레라가 집단 발병할 우려가 커짐에 따라 콜레라 백신 90만 도스(1회 접종 분량)를 보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WHO가 공급한 콜레라 백신은 주말께 현장에 전달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모잠비크 사이클론 피해 지역을 찾은 엘하지 아 시 국제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IFRC)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회견 때 "시한폭탄 위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WHO 모잠비크 사무소 자밀라 카브랄 대표는 "임산부와 영유아들이 있는 임시 숙소의 생활 환경은 끔찍하다"며 "식량은 물론 위생 시설과 물도 없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비가 그친 뒤 말라리아가 창궐할 우려도 있어 모기장 90만개도 수주 내에 비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모잠비크는 이달 15일 해안 지역을 지나간 '이다이'로 인구 50만명의 항구도시 베이라가 폐허가 되는 등 큰 피해를 봤습니다.

IFRC는 모잠비크와 말라위, 짐바브웨 등 남부 아프리카에서 700여명이 사이클론 '이다이' 때문에 숨졌고 60여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아프리카 역사에서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복구에만 여러 해가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모잠비크에서만 수해 복구,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2억8천170만 달러(3천194억원)의 기금이 필요하다며 말라위와 짐바브웨의 피해 복구를 위한 기금 규모도 곧 산출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