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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미국마저" 흔들린 주식시장…무슨 일 있었나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오늘(26일)도 함께합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어제 우리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원화 가치는 떨어지고 굉장히 상황이 안 좋았는데, 구체적으로 이건 어제는 이유가 뚜렷했죠?

<기자>

좀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어제 코스피가 2% 가까이 떨어지면서 5개월 만에 가장 낙폭이 컸는데, 증시는 앞으로 한동안 오르락내리락을 좀 반복하는 시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이 금융시장에 관심이 쏠린 것은 그냥 하루 이틀 증시의 부진이 걱정돼서라기보다는 세계적으로 경기침체로 진입하는가에 대한 불안이 이 숫자에 낙폭에 반영돼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상황이 작년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말씀을 여기서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일단 중국의 경기가 부진하고, 영국이 EU에서 떨어져 나가는 브렉시트 문제가 계속 잘 안 풀리고 있습니다.

유럽도 계속 경기 둔화 흐름을 보입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미국에서 "어, 이제는 경기침체로 간다는 신호인가?" 하는 일이 발생한 겁니다.

"미국마저" 하는 상황이 되면서 주말을 앞두고 미국의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렸고, 그 불안이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 주식시장에 두루 영향을 미쳤습니다.

조금 전에 마감한 이번 주의 첫 미국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특검이 별일 없이 마무리되면서 좀 더 떨어지지는 않은 정도로 끝나기는 했지만, 경기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남은 상태입니다.

<앵커>

결국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침체가 우려된다는 것인데, 지난주에 미국에서 나타났다는 신호는 구체적으로 뭔가요?

<기자>

2007년, 그러니까 금융위기 이전에 나타났던 이후에 12년 만에 처음 다시 보였던 일인데요,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가 있습니다.

보통 평온한, 이른바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이 국채가 만기가 긴 것일수록 금리가 더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만기가 10년짜리인 미국 국채의 금리가 뚝뚝 떨어지는 게 보이더니, 지난 주말에 단기, 3개월짜리보다 더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정상을 벗어났다고 해서 역전 현상이라고 보통 표현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12년 만에 나타난 역전입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채권 시장에서 대체로 예측하기를 불경기가 오고 있어서 앞으로 한동안 시간이 흐른 후에도 금리가 지금보다도 못 올라갈 거란 예상을 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겁니다. 이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 사실 지금까지는 거의 확실한 경기침체의 신호였습니다.

미국의 한 투자자문 회사가 조사해 봤더니, 미국에서 이번에 나타난 것 같은 10년짜리 국채랑 단기 3개월짜리의 역전 현상이 열흘간 지속된 경우가 지난 50년 동안에 딱 7번 있었는데요, 이때마다 예외가 없이 1년 안팎 안에 경기 침체로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시장에서 익히 알고 있는 침체 신호가 12년 만에 나타났으니까 지난주에 미국 증시가 놀란 것도 무리가 아니죠. 그리고 그 영향이 세계에 미쳤던 것입니다.

<앵커>

좀 긍정적인 전망은 없습니까?

<기자>

일단 세계시장이 주말, 주초에 놀라기는 했지만, 이게 전보다는 다가오는 경기침체를 뜻하는 신호로서의 힘이 약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왜 그러냐면 지금 워낙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있는 상태여서 전반적으로 금리가 비슷비슷하게 낮아져 있다 보니까, 역전 현상 한 번이 전처럼 강력한 신호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입니다.

또 최근에 나온 미국의 지표들 중에 안 좋은 것도 있지만, 아직 침체를 앞둔 분위기가 아닌 것들도 여럿 있습니다.

하지만 침체까지는 아니어도 미국 상황이 기대했던 것처럼 좋지는 않다는 징후는 지금 계속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는 4번이나 금리를 올렸습니다. 그런데도 올해도 몇 번 더 올린다고 하더니, 지난해 연말부터 조금씩 그런 장담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다 급기야 지난주에 올해는 더 이상 금리 인상이 없을 것처럼 얘기를 했습니다. 실은 보통 때는 기준금리가 안 오를 것 같다고 하면 시장은 좋아합니다.

돈 구하기가 쉽다는 소식인데, 지난주의 이 소식은 오늘 말씀드린 미국 채권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에도 사실 영향을 미칠 정도의 일이었습니다. "아니, 그 정도로 지금 경기에 자신이 없는 건가?"라는 분위기가 형성된 거죠.

세계 시장이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고, 경기가 둔화는 될 것인데 그게 둔화 정도냐, 침체냐 하는 수준이어서 우리도 잘 둘러보면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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