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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사] 클린트 이스트우드만이 할 수 있는 영화 '라스트 미션(The Mul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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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책영사 68 : 클린트 이스트우드만이 할 수 있는 영화 '라스트 미션(The Mule 2018)

이번 주 [책영사: 책과 영화 사이]에서는 9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주연과 감독을 겸하며, 작품 하나하나를 영화의 역사로 만들고 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 '라스트 미션'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라스트 미션'은 2008년 영화 '그랜토리노' 이후, 10년 만에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 제작, 주연을 모두 맡은 영화로 멕시코 카트텔의 마약 운반책이 되었던 87살의 노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가족보다 마당에 핀 백합들을 더 사랑하는 것 같은 노인이 있습니다. 백합 품종 경연대회에서 수상 하고, 그 한턱을 내느라 딸의 결혼식에도 과감하게 불참하는 이 노인은 '얼 스톤', 원예업자입니다. 평생 꽃과 함께 꽃길을 걸으면 좋으련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은 그에게서 꽃도, 농장도, 명예도 모두 앗아갑니다. 갈 곳도 없던 차, 손녀의 약혼 파티를 빌미로 가족들이 사는 있는 집에 아주 오랜만에 방문한 얼 스톤은 환대는 켜녕, 가족들의 외면에 부딪힙니다. 그리고 그 파티에서 마약 조직원의 눈에 들게 됩니다. 미국 방방곡곡을 다닌 얼 스톤의 운전 경력, 그리고 그가 흔한 속도위반 딱지 한 번 끊은 적 없는 고물 트럭 운전자라는 사실 때문이죠.

자신의 차 트렁크에 실은 것이 마약인 줄 아는 지, 모르는 지 이 노인은 짭짤한 수당을 벌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트렁크의 짐은 점점 늘어가고, 경찰의 수사도 포위망을 좁혀갑니다. 그리고 수중의 돈이 넉넉해질수록 얼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죠. 하지만 가족과의 관계도 얼의 '미션'도 전혀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향합니다. '얼'은 자신의 미션을 완수하고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요?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번 영화 '라스트 미션'에서 뻔한 전개와 스토리들을 모두 상쇄시키는 훌륭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제 완연한 백발노인이 된 클린트의 첫 등장을 보고 '연기하다가 무슨 일 나는 거 아니야?'하고 마음을 졸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가 절정에 다다를수록, 클린트 이스트우드 혹은 90세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그 자체가 주는 울림에 감동을 하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완고하고 보수적이지만 귀엽게 느껴지는 은근한 유머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기였기 때문에 '작위적'이지 않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의 연기와는 다르게 연출은 큰 아쉬움이 남습니다. 요즘의 시대의식과는 다소 동떨어진 연출들이 영화의 중간중간 등장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지난 세월, 단 한 번도 가족을 돌보지 않았던 남자가 인생의 후반기에 와서 가족들의 용서와 사랑을 원한다.'는 이야기의 큰 흐름은, 영화상에서 그 인물과 가족이 어떻게 갈등을 해결하건 간에, 실제로 아픈 기억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큰 상처로 남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때, 용서받지 못했던 사람이 이제는 후회하고, 사과하고, 용서받는 영화를 내놓았습니다. 어쩌면 한 곳만 바라보고 달려온 지난날을 후회하는 얼 스톤의 결말을 보면서, 관객들에게 여러 곳을 바라보고,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말라는 자서전을 선물한 것도 같습니다. 아마 클린트 이스트우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죠? 이 영화 '라스트 미션'이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주연의 타이틀을 내거는 '라스트 무비'가 아니길 바랍니다!

(글: 인턴 설선정, 감수: MAX, 진행: MAX, 출연: 남공, 안군, 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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