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수사·증거인멸…'성범죄 은폐' 경찰-정준영 변호사 입건

김지성 기자 jisung@sbs.co.kr

작성 2019.03.21 20:28 수정 2019.03.21 21:4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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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6년 정준영 씨가 여성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과 그때 정준영 씨 변호사가 핵심 증거인 휴대전화 자료를 없애려 했다는 내용, 저희 끝까지판다 팀에서 전해드렸었습니다. 보도 이후 수사가 시작되면서 하나둘 사실로 드러났는데 해당 경찰과 변호사 모두 입건됐습니다. 당시 수사가 부실했다는 것을 경찰 스스로도 인정한 것입니다.

김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6년 8월, 가수 정준영 씨의 불법 촬영 혐의를 수사하던 경찰이 사설 포렌식 업체와 통화합니다.

[서울성동경찰서 000 경위 (2016년 8월) : 성동경찰서 00입니다. 아, 우리가 사건을 하다보니까 약간 꼬이는 게 있어서….]

정준영 씨는 경찰 출석 직전에 휴대전화를 포렌식 업체에 맡긴 상태였습니다.

포렌식 작업이 한창이었지만 경찰은 업체에 데이터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확인서를 써 달라고 요구합니다.

[서울성동경찰서 000 경위 (2016년 8월) : 그냥 데이터 복구 불가로 해서 확인서 하나 써주면 좋겠는데.]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포렌식마저 불가능한 것으로 해달라는 겁니다.

포렌식 업체가 경찰의 요구를 거부하자 이번에는 정 씨의 변호사가 나서 거짓 의견서를 만듭니다.

포렌식 업체로부터 휴대전화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고 휴대전화는 분실해 제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당시 정준영 씨 휴대전화는 복원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정 씨가 포함된 연예인들의 디지털 성범죄 행각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습니다.

경찰은 당시 수사 경찰과 정 씨의 변호사를 모두 입건했습니다.

경찰관에게는 직무 유기 혐의를, 변호사에게는 형법상 증거 인멸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경찰은 다만 해당 경찰관에게 외부 청탁이 있었거나 금품이 전달된 정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변호사협회는 정 씨 변호사에 대한 징계 요구가 있으면 징계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허윤/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 : 해당 변호사에 대해 징계 개시 신청서가 접수되면 조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징계가 결정됩니다.]

입건된 변호사는 아직도 정준영 씨 변호인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경찰이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준희,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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