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사상 최저 혼인율 속 눈에 띄는 '세종시 1위'…이유는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03.21 10:15 수정 2019.03.21 13:19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네, 친절한 경제, 한승구 기자가 휴가를 가서 권애리 기자가 또 나왔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어제(20일) 통계청이 결혼과 이혼 관련 통계들을 여럿 내놨는데, 정부 정책에도 참고할만한 부분들이 보인다고요?

<기자>

네, 여러 가지 면들이 있고 굉장히 정책에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통계죠. 요즘 결혼 거의 잘 안 하고 해도 늦게 하고 이런 얘기 최근에 많이 나옵니다.

새롭게 들리지 않지만요, 지난해는 특히 이 혼인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에 가장 낮았습니다.

인구 1천 명당 작년에 결혼이 이뤄진 게 다섯 건밖에 안됩니다. 특히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결혼을 많이 하는 나이가 남자는 만으로 30대 초반, 여자는 20대 후반이거든요.

그런데 남녀 모두 바로 이 연령대에서 결혼하는 사람이 제일 많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혼인율이 더 낮아졌습니다.

요즘 청년 결혼 어려운 이유, 참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일단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자 30대 초반, 여자 20대 후반에 결혼을 결심할 수 있을 만큼 자리 잡기가 너무 힘듭니다.

청년실업이 계속 큰 문제고 집은 너무 비싸고요, 실제로 30대 남성은 소득 격차에 따라서 혼인율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 나온 통계 중의 지역별 통계도 이런 분석을 좀 뒷받침하는 면이 있었습니다.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게, 전국 시·도 중에서 작년에 가장 혼인율이 높았던 곳은 세종특별시였습니다. 그다음 제주, 그다음 서울인데 보시는 대로 2, 3위랑 차이가 크죠.

젊은 사람들이 세종시에 계속 늘어나는 것도 있지만 인구분포로 보면 25살에서 40살까지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세종시나 서울이나 24%대로 거의 같습니다. 그런데 혼인율은 훨씬 높았습니다.

아무래도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젊은이들이 많은 것으로 보이는 지역에서 혼인율이 높다고 추정되는 면이 있습니다.

<앵커>

권 기자, 인구 자체의 변화가 지금 혼인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 건가요?

<기자>

네, 한 마디로 젊은 사람들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게 전체 인구에서 혼인율을 낮추는 데 영향이 큰 거로 보입니다.

우리 사회는 저출생으로 계속 달려온 사회인데 이런 사회가 앞으로 보일 징후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고 결혼도 그 중 하나입니다.

지금 만 나이로 서른은 88년생, 또 89년생들이 있습니다. 30대 후반인 81년생만 해도 87만 명 정도 태어났는데, 89년생은 64만 명 태어났습니다. 8년 만에 23만 명이 줄었습니다. 이렇게 지금 30대들부터 인구 줄어드는 게 확연하게 보이면서 우리 주변의 결혼이 점점 사라진다는 거죠.

여기서 하나 덧붙여 말씀드리면 작년에는 32만 명 태어났습니다. 지금 서른 살들이 태어난 30년 전의 정확히 반 토막입니다.

앞으로 저출생 얘기는 우리가 우리 경제 상황과 사회 변화에 대해서 분석할 때마다 가장 먼저 봐야 하는 요소 중의 하나로 계속 얘기가 나오게 될 겁니다.

<앵커>

그런데 "결혼을 꼭 해야 하나?" 이런 가치관의 변화도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네, 그런 것 있죠. 그런 면에서 이혼은 좀 달리 볼 면이 있습니다. "오히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이 이혼 많이 한대, 요새는 안 맞으면 초기에 헤어진대" 그런 얘기 하잖아요.

그게 과거에는 사실이었습니다. 90년대 말 이후로 쭉 보면 전체 이혼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게 결혼한 지 4년 안쪽의 부부들, 신혼부부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젊은 세대들이 가치관상 이혼을 더 받아들인다는 분석도 했죠.

그런데 지난 10년 동안 신혼부부들의 이혼은 계속해서 줄고 있습니다. 한때 전체 이혼의 30% 가까이 됐던 신혼부부 이혼이 이제 21% 수준입니다.

결혼 자체가 줄어서 신혼부부 이혼의 비중이 줄어드는 게 가장 크고, 결혼이 어렵고 결혼 자체를 필수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가 커지는 가운데서 결혼까지 결정한 경우에는 이혼이 좀 주춤한 게 아니냐는 추정도 합니다.

반면에 지난 20년 동안 그야말로 계속 늘어난 게 결혼 생활을 20년 이상 한 부부들의 황혼이혼입니다. 2012년부터는 신혼부부들의 이혼을 제치더니, 작년에는 신혼부부 이혼도 한번 차지해 본 적이 없는 비중으로 늘었습니다. 전체 이혼의 33.4%입니다. 말 그대로 이혼하는 부부 3쌍 중의 1쌍이죠. 반면에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자녀를 둔 부부들의 이혼은 점점 줄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혼이 거의 필수였던 시대에 결혼하신 분들이 '아이들은 다 키우고 헤어져야지' 하는 부분과 이혼을 전보다 노년층도 더 받아들이는 새로운 가치관이 공존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