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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 1%? 호주는 8∼9배 높아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3월 20일 (수)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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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입한 퇴직연금, 어떤 유형인지 알아야
- 분기별로 퇴직연금 수익률 공개돼…확인 후 전환해야
- 퇴직연금 현행 시스템이라면 '백약이 무효'한 상황
- 별도의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 방안, 국회서 논의돼야
- 퇴직연금 DC형, 주식 시장 안 좋을 때는 '워렌버핏'이 와도 마이너스


▷ 김성준/진행자:

꼭 알아야 할 경제 이야기 쉽게 풀어드리는 <참좋은 경제> 시간.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우리가 요즘 고령화 사회가 급속하게 진행되다 보니까 노후, 노후. 노후가 화두가 됐잖아요. 저도 그 동안 정말 철없이 살다가 고민할 때가 됐는데. 이 노후 대비를 위한 퇴직연금. 퇴직연금 제도가 시행된 게 15년쯤 된 거죠? 그런데 이게 수익률이, 퇴직연금 처음에 할 때는 퇴직금이 거의 두 배 될 것처럼 얘기했더니 아닌 모양이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퇴직연금은 도입이 2005년이에요. 지금 가입자가 600만 명이고요. 여기 쌓인 적립금만 190조 원에 육박합니다. 이게 도입 취지는 국민연금 용돈 수준밖에 안 되니까 은퇴한 후에 퇴직금 날리지 말고 근무하는 동안 쌓여서, 전문가들에게 맡겨서 불려보자는 좋은 취지였거든요. 그래서 도대체 퇴직연금 누가 굴리느냐. 시중은행, 증권사, 보험사, 자산운용사. 정말 선수들이 굴립니다. 그런데 누가 잘 하나 수익률 체크해봤더니 들으면 화날 텐데요. 수 년 동안 1%에 맴돌았던 수익률이 지난해 급기야 1% 초반까지 떨어졌고요. 심지어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운용사도 있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차라리 정기예금을 들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이 정도면 돈 굴리는 입장에서 미안하잖아요. 수수료를 안 떼어가야 맞는 것 아니에요?

▷ 김성준/진행자:

여기서 수수료도 떼요? 그러면 1%도 안 되겠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이 운용사들은 수익률이 예적금과 같은 안전상품의 경우에는 0.2~0.3%, 위험자산일 경우에는 2%까지 떼어가요.

▷ 김성준/진행자:

수익의 2%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아니요. 투자원금의 2%입니다. 투자 수익 안 났는데 2%를 어떻게 떼요. 투자원금의 2%를 떼어가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엄청나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래서 원체 수익률도 안 좋은데. 수수료 떼이고 수익률 마이너스 나고. 그러니까 물가 감안하지 않고도 마이너스인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너무하네요. 제 것도 그런 것 아니에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똑같습니다. 제가 들어오면서 여쭤봤잖아요. 혹시나 퇴직연금 어떤 형인지 아세요 했더니 모르신다고 하셨잖아요. 우리 근로자들 10명 가운데 9명이 자신이 어떤 형의 퇴직연금에 가입했는지 모른다는 겁니다. 사실 퇴직연금 왜 이렇게 수익률 나쁘냐고 할 텐데 구조적인 문제예요. 내 알토란 같은 노후자금인데 절대 마이너스 나서는 안 돼. 안전, 안전, 안전만 강조하다 보니까 이 190조 원의 90%가 예금과 적금에 머물러 있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저도 그런 것 같아요. 거의 대부분 안전확정형이죠. 나머지 일부를 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 같은데. 그러면 제가 궁금한 게. 예를 들어 100% 확정급여형이다, 이걸 DB라고 하죠. 다시 말해서 회사가 책임지고 약속해서. 그러면 은행에 정기예금을 넣어놓으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더 낫죠. 수수료 안 뺏기죠.

▷ 김성준/진행자:

예적금에 넣어놓는 게 더 좋다는 얘기잖아요. 금리가. 그러면 뭐 하러 이걸 하나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제가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지구상에 안전하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확정급여형이라고 해서 DB형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근로자가 받을 연금은 정해져 있습니다. 단지 투자손실은 회사가 다 메꿔주는 상품이에요. 그러니까 회사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안전한 상품만 고를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예금과 적금,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에 95% 이상 몰려 있고요. 그러면 상대적으로 수익률을 조금 높일 수 있다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상품은 무엇이냐. 바로 확정기여형, DC형이에요. 이것도 마찬가지거든요. 이것도 주식과 같은 위험상품 투자는 가능하지만 이것도 원금의 75%가 예적금이에요.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그런데 원체 DB형으로 쏠려있다 보니까. 정부가 그 동안 이러지 말고 DC형으로, 조금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상품으로 유도를 해왔어요. 그래서 지금은 비중이 어떻게 되느냐. 과거는 거의 압도적으로 DB형이 많았는데. 지금은 DB형의 비중이 66%, DC형은 34% 정도인데. 그런데 지난해 같은 경우에 전 세계적으로 주식 시장이 다 안 좋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지난해 한 해 수익률만 놓고 보면 다 떨어진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DB, DC. 그리고 IRP라고도 있잖아요. 개인형 퇴직연금. 이건 또 뭐예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IRP는 중간에 회사를 나갈 수도 있잖아요. 이런 퇴직연금을 찾는 게 아니라 개인형 퇴직연금 상품으로 옮겨서, 그 쪽으로 계좌를 옮겨서 운영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DC형과 비슷한데 개인이 리스크를 지고 운영하는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이건 중간에 회사를 관뒀을 때 해당하는 건가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물론 추가로 다니면서도 더 할 수 있어요. 나는 좀 더 넣고 싶습니다. 이럴 때.

▷ 김성준/진행자:

내가 원래 받기로 한 퇴직금 말고 개인적으로. 그야말로 정기예금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이건 세제상품이어서 3:7이라고, 일반적인 개인연금 300만 원, 그리고 IRP 400만 원, 합치면 700만 원이 세액공제 혜택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래서 은행가면 이 IRP 하라는 게 세금 환급이나 이런 것의 한도에 따라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거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너무 몰라서 참. 어쨌든 지금 사정이 이런 것이고. 퇴직연금 시장이라는 게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만간 이게 의무화가 되는 것 아닌가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2022년이면 전 근로자가 모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고요. 지금은 10인 이상 사업장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보면 국민연금도 물론 지난해 수익률 마이너스 나서 되레 언론의 비판을 받았지만. 국민연금은 30년 연평균 수익률이 5% 초반이에요. 630조예요. 세 배나 덩치가 더 큰데 수익률이 3% 포인트 이상 개인연금보다 높다는 겁니다. 이러다 보니까 그러면 퇴직연금 하지 말고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으로 바꾸면 되는 것 아니야? 이런 움직임이 국회에서 일고 있거든요. 그래서 차라리 이럴 바에는 국민연금처럼 퇴직연금공단 만들어서 여기 공적연금처럼 운용하자는 겁니다. 그러면 관리 비용도 줄고.

▷ 김성준/진행자:

각각의 금융회사들이 맡아서 하지 말고. 190조면 그럴 만도 하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하나의 공단으로 만들어서. 그렇게 되면 덩치가 크니까 전문 인력 붙여서 관리를 따로 하면 리스크 관리가 된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것도 문제점이 있어요. 관치가 문제입니다. 국민연금처럼 제일모직-삼성물산 사태가 나지 않으려면 정부가 결국은 기금운용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아직까지 해결이 안 되고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해외는 어떤가요? 우선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운용을 어떻게 하는지 이전에 수익률부터 놓고 보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수익률 좋아요. 지난 한 해는 물론 전 세계 주식시장이 안 좋았으니까 한 해를 놓고 보면 비슷하지만. 전체 퇴직연금 제도가 100년 이상 운영된 나라들이 미국, 독일, 영국 등이 있습니다. 여기 실정 꽤 괜찮아요. 그런데 이들 국가들의 공통점이 무엇이냐, DB형이 아니라 대부분 DC형.

▷ 김성준/진행자:

아무래도 그래야 수익률이 높겠죠. 리스크가 있다 하더라도.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수익성을 추구한다는 건데요. 실제로 우리나라의 수익률과 비교를 해보게 되면. 지난 2013년부터 17년 기준,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연 환산수익률은 2% 초반, 2.3%였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이 3.8%예요. 우리에 비해서 1.5배, 두 배 가까이 높습니다. 우리나라가 최하위권이에요. 우리나라는 운용사는 구태여 리스크 관리할 필요 없어요. 한 번 들어오면 다 잡은 물고기 절대 밑밥 안 줍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 말씀은 한 번 어느 퇴직연금에 가입하면 그것을 바꾸거나 관두거나 그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회사 입장에서는 리스크 테이킹하기 싫으니까 안전자산에만 몰려 있고.

▷ 김성준/진행자:

회사 입장에서 그것을 굳이 열심히 여기 투자하고 저기 투자하려고 했다가 괜히 손해 보면 오히려 안 좋으니까. 제일 안전한 곳에 하자. 금리가 안 오르더라도.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공적연금으로 전환하는 것. 각 금융사들끼리 하라고 하지 말고 국민연금처럼 일종의 퇴직연금공단을 만든다. 그게 해외 사례가 있나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지금 호주가 그런 형태예요. 그런데 호주는 한 개의 기금형을 만드는 게 아니라 여러 기금형을 만들어서 경쟁을 시켜요. 경쟁을 시키다 보니까 수익성 높은 곳으로 그 기금을 몰아주는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그거 아이디어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러면 수익률 높은 기금이 적립금 쌓이면 당연히 수수료 내려가죠. 도태되죠. 그러다 보니까 여기 최근 5년간 수익률이 평균 연 8~9%예요. 너무 배 아프죠. 우리나라의 8배 내지 9배예요.

▷ 김성준/진행자:

호주로 가고 싶네요. 방법이 없나요? 우리도 그런 것을 따라하든지, 경쟁시키는 것도 진짜 방법일 것 같은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일단 현행 시스템이라면 백약이 무효고요. 그러면 앞서서 얘기한 별도의 기금형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빨리 통과가 됐으면 좋겠고. 통과 이전에도 가입자 본인이 직접 관리해야 합니다. 무조건 DC형으로 바꾸라는 얘기는 아니에요. 이건 주식 시장이 안 좋을 때는 버핏 할아버지가 와도 마이너스입니다.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적어도 내가 가입한 퇴직연금이 무슨 형인지 알아야 해요. 그리고 분기별로 수익률이 공개되니까 이건 갈아타야 합니다. 갈아타는데 추가 비용 없어요. 그 두 가지는 확인하셔야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일단은 개인적으로 그걸 해야겠네요. 사실 정권 바뀔 때마다 그렇지만 이런 것 할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하나 있는데. 수익률이 일정 수준 안 나오면 구속수사 하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건 너무 관치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참좋은 경제> 이인철 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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