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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일본의 소행성 탐사기 '하야부사2'가 '태초의 물' 발견

내년 말, '하야부사2' 지구 귀환에 더욱 큰 관심 모일 듯

[월드리포트] 일본의 소행성 탐사기 '하야부사2'가 '태초의 물' 발견
지난해 6월 지구로부터 3억 km 떨어져 있는 소행성 '류구'에 도착한 일본의 탐사선 '하야부사2' 소식입니다.

지난달 취재파일을 통해 전해드린 대로, 하야부사2의 가장 중요한 미션은 류구의 암석 조각을 지구로 가져오는 것이죠. 이를 위해 지난달 말 류구 표면에 '착지'해 행성 표면의 암석 조각을 채취하는 데도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다음 미션은 류구 상공에서 표면에 탄환을 발사해 우선 '상처'를 낸 뒤, 한 풀 드러난 지표 아래의 암석 조각을 채취하는 이른바 '2차 터치다운'인데요, 이 작업은 빠르면 7월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을 마치면 귀환길에 올라 내년 말 지구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도착한 소행성인데 암석 조각 채취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죠. 일본항공우주개발연구기구(JAXA)는 지난해 6월 하야부사2의 도착 이후, 탐사선에 탑재된 각종 관측기를 통해 입수한 정보를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논문 3편을 작성해 권위있는 과학지 '사이언스'에 게재했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JAXA홈페이지(http://www.jaxa.jp/press/2019/03/20190320a_j.html)에 공개된 각각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1. '하야부사2'의 원격 관측으로부터 소행성 류구의 형상(형태) 형성과정을 추적
2. '하야부사2'의 근적외분광계(적외선 관측기구)를 통해 관측된 소행성 류구의 표면조성(구성)
3. 류구의 표면지형, 컬러영상, 열물성(특성)으로부터 모천체(류구의 원형을 만든 원래 천체)의 진화를 탐구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은 2번 논문입니다. 하야부사2에 탑재된 적외선 스펙트럼 관측기(NIRS3)가 류구 지표면을 살펴본 결과 다음의 세 가지가 판명됐다는 겁니다.
류구 지표면 관련 내용 그래프 일본 하야부사 소행성 탐사기 (사진=JAXA 홈페이지 캡쳐)
먼저, 류구 표면의 적외선 반사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수산기(OH)'로 보이는 파장 2.72 마이크로미터의 흡수가 관측됐습니다. 둘째로, 적외선 관측 결과를 실험실에서 측정된 운석의 스펙트럼과 비교해 봤더니, 류구의 표면물질은 가열이나 충격을 받은 탄소 성분의 운석과 비슷한 스펙트럼상 특성을 보였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수산기(OH)의 흡수에서 중심파장에 지역차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볼 때 류구는 전체적으로 균일한 구성을 이루고 있으며, 류구를 만들어낸 '모천체' 역시 마찬가지로 추정된다는 겁니다. JAXA의 논문을 가능한 한 원문 그대로 옮기다보니 문과 출신인 저도 감당하기 어려운 말들이 잔뜩 나왔지만, 간단히 요약하면 이런 겁니다.

"하야부사2가 적외선 관측을 통해 소행성 류구에서 '물'의 초기 흔적으로 볼 수 있는 성분을 발견했다."
"류구가 모행성의 충돌 파편으로 만들어진 것을 감안하면 모행성 역시 류구와 비슷한 균일 조성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필요한 게 3번 논문입니다. 류구에서 '물의 흔적'이 발견됐다면 류구를 만들어 낸 원래 천체에도 같은 흔적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나오니까요. 3번 논문은 류구의 '모천체'에 대한 연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류구와 같은 1km 정도의 소행성은 태양계 초기에 형성된 큰 모천체의 충돌파괴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 모천체는 소행성 '폴라나' 또는 '오이라리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류구 표면의 적외선 스펙트럼에 현저한 0.7 마이크로미터 흡수대가 존재하지 않고, 가시광선 대역에서는 거의 일정한 반사율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폴라나' 내지는 '오이라리아'와 일치한다. '폴라나'와 '오이라리아' 가운데 어떤 소행성이 류구를 만들어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두 행성 모두 상당히 닮아 있으므로 모천제 자체의 진화를 감안한다면 이번 관측 결과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부분 발췌)


따라서 하야부사2가 관측하고 있는 소행성 류구는 자신보다는 조금 더 큰 소행성 '폴라나' 또는 '오이라리아'가 다른 천체와 충돌해서 떨어져 나온 조각이 역시 다른 소행성들과의 충돌과 파괴를 거쳐 생성된 것이며, 이런 결과로 볼 때 (아직 류구처럼 직접 가서 보지는 못했지만) '폴라나'와 '오이라리아'에도 수산기, 즉 '물의 흔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번 논문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도쿄대 스기타 세이지 교수(비교행성학)는 "하야부사2가 류구의 시료를 갖고 돌아와 이를 분석하면, 소행성을 통해 (운석의 형태로) 지구에 들어온 물의 경위와 양, 유기물의 종류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이래저래, 하야부사2의 지구 귀환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입니다.

* 일본에서는 '소행성' 대신 '소혹성(小惑星)'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만, 국내에서 통용되는 '소행성'으로 모두 고쳤습니다.

(사진=JAXA 홈페이지 캡쳐)

▶ [월드리포트] 日, 화성 탐사선 '오퍼튜니티'의 최후에 주목…이유는? (2019.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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