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중국 아파트의 특징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의 많은 아파트들은 집값에 주차장이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아파트 개발업체들이 분리해 파는 것이죠. 따라서 아파트 입주할 때 주차장을 이용하고 싶다면, 주차장을 따로 구매하거나, 주차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회사에 돈을 내고 임대를 해야 합니다. 일부 아파트들은 주거하는 사람만 주차장을 사거나 임대하도록 하지만, 그런 제한이 없는 아파트의 경우 투자자들이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 목적으로 주차장만 사기도 합니다.
주차장 한 면에 138만 위안을 기록한 아파트는 베이징 동부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입니다. 이곳 주민들은 처음에 주차장 가격은 52만 원 정도였는데, 이제는 100만 위안을 훌쩍 넘는다고 말합니다. 베이징 북서부 중관촌 인근의 고급 아파트 주차장의 경우에는 200만 위안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베이징의 모든 주차장이 이렇게 비싼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주차장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중국의 한 부동산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주차장 평균 가격은 2015년 21.61만 위안, 우리 돈 약 3천7백만 원이었는데 지난해 10월 기준 22.95만 위안으로 올랐습니다. 베이징 시내에 사는 장 모 씨는 지난 2005년 주차장 가격이 10만 위안일 때 비싸다고 생각해 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가격은 50만 위안까지 올랐습니다. 장 씨는 더 오르기 전에 사려고 하는데 주인들이 주차장을 팔지 않아서 살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베이징 집값이 지난 2017년 상반기 고점을 찍고 떨어지고 있는 상황과 달리, 주차장 가격이 오르는 건 무엇보다 공급 부족에 기인합니다. 차량 소유자는 급속히 늘어나는데 주차장은 그렇지 못하다는 거죠. 여기에 토지사용 가격의 상승과, 투자 대상으로 주차장이 각광을 받은 점도 주차장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다른 대도시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중국 시안의 경우 차량 보유 대수가 300만 대를 넘었는데, 이 가운데 80%인 240만 대 정도가 시내 구역 거주자들의 차량입니다. 하지만 시내 주차장 수는 108대 만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절반은 회사 주차장이나 외부에 개방하지 않는 주차장이라고 합니다.
주차장 문제는 각종 잡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집을 팔 때 주차장을 비싼 가격에 끼워 파는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11월 베이징의 한 아파트 개발업체는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주차장 임대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매입을 하라고 갑자기 통보했습니다. 한 면당 가격은 최하가 60만 위안, 우리 돈 1억 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지방 정부는 "주차장 판매나 가격은 시장화가 돼 있다. 이를 제한하는 법은 없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