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내 퇴직연금, 왜 수익률 낮을까?

작년 수익률 대부분 1%대 또는 그 미만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03.19 10:3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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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봅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퇴직연금 가입자가 이제 600만 명 정도 되는데, 지난해에도 수익률이 아주 낮은 편이었다면서요?

<기자>

네, 최근에 본인 퇴직연금 실적 확인해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보시면 좀 속상하실 수도 있습니다. 퇴직연금 운용사들의 작년 성적표를 봤더니 거의 대부분 상품이 1%대 수익률, 또는 그 미만이었습니다.

특히 상품 중에서도 DC형, 그러니까 회사가 적립해 주는 돈으로 내가 직접 굴리는 유형이랑 IRP, 내 이름으로 따로 드는 퇴직 전용 계좌들, 이 중에서 원리금을 보장하지 않는 상품들은 대부분 마이너스가 났습니다.

이런 상품들은 대개 주식 같은 데 투자를 하니까 작년에 우리 증시가 좀 부진했던 것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마이너스만 장부상에 안 찍혔다뿐이지 다른 상품들도 그동안 물가 오른 거나 수수료를 감안하면 작년에 퇴직연금 중에 수익이 났다고 할 만한 데가 거의 없습니다.

<앵커>

퇴직연금 수익률이 좋았던 적이 별로 없잖아요?

<기자>

네, 전에는 잘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죠. 재작년 수익률도 전체 1.88%에 그쳤습니다. 우리가 국민연금도 운용을 잘한다, 못한다 얘기를 많이 하는데 국민연금 수익률이 퇴직연금보다는 4배 더 높았습니다.

2016년 수익률을 봐도 3배 차이가 납니다. 우리나라 퇴직연금 수익률은 세계적으로 아주 낮은 편입니다.

OECD 가입국가들의 평균 수익률, 그러니까 훨씬 더 잘하는 나라들도 많지만 굉장히 못 하는 데까지 다 더해서 낸 연평균 수익률이랑 비교를 봐도 그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게 2017년만 그랬던 게 아니라 추세가 계속 그렇습니다.

퇴직연금의 특성상, 이런 추세로 수십 년을 간다고 하면 나중에 나랑 똑같은 돈을 적립했던 다른 나라 사람들과 나의 노후의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나게 되겠죠.

<앵커>

왜 이런 겁니까?

<기자>

일단 금융권이나 운용사에서는 가입자들이 너무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셔서 그렇다고 얘기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퇴직연금은 원리금이 보장되는 은행 예금, 적금 같은 데 90%가 들어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그냥 예금보다 금리가 별로 높을 수가 없죠. 최근에 계속 금리가 낮았고요.

그래서 가능하면 회사가 운용하는 스타일의 연금이든, 연금을 받을 사람이 직접 관리하는 연금이든 좀 더 공격적인 상품도 둘러보고 비중을 늘리고 해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얘기를 하죠. 일단 원칙적으로는 이런 점, 우리가 손해를 안 보려면 감안해야 하기는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회사들이나 나, 연금을 운용하는 사람들 중의 10명 중 9명은 연금상품의 수익률이 낮아도 운용사들에게 다른 상품으로 좀 해보라든가, 딴 거 비중을 좀 높여보라든가 이런 걸 운용지시 변경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을 바꿀 생각을 하지를 않습니다. 못하는 데도 그냥 둡니다.

일본 같은 경우만 해도 10의 7명은 이것 좀 바꿔서 해보라고 계속 지시를 새로 하거든요, 우리가 다른 투자에 관심 갖는 것처럼 연금 투자도 좀 더 관심을 가져야 손해를 안 보는 건 맞습니다.

<앵커>

가입자들의 문제다, 이런 얘기인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일단 우리 돈이니까 우리도 신경을 쓰자고 그 부분을 먼저 말씀드렸는데요, 퇴직연금 운용사들 잘하고 있다는 말 듣기 힘듭니다.

퇴직연금은 예금과 달리 수수료 냅니다. 그중에서도 IRP 가입자들은 본인이 직접 이 수수료를 내시죠.

요즘 기준으로 보면 1%대 안팎의 수익을 내면서 보통 0.3%는 넘는 수수료를 떼가는 겁니다. 그렇게 수수료 떼는 상품의 90%가 그냥 예금, 적금 같은 데 들어가 있으면서요.

사실상 가입자들이 관심을 안 가진다는 이유로 방치하고, 운용 인력도 많이 없으면서 수수료는 꼬박꼬박 챙긴다는 얘기 계속 나오고요.

또 정작 가입자들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상품을 갈아타거나 운용을 이렇게 해보라고 요구할 때 그 절차를 쉽게 해놓지 않았다, 안내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는 불만도 꾸준히 나옵니다.

정부가 워낙 수익률이 좋지 않다 보니까 올 초에 만기를 앞둔 원금보장형 상품에 대해서는 일종의 자동 상품 변경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 같은 개선책들을 내놓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바닥에 깔려있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생각하면 아직 미흡해 보이고요, 그래서 우리도 관심을 좀 더 갖고, 더 개선안이 나오도록 정부와 운용사들도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