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입증하라니…또 아이 낳고 부검하란 말인가"

SBS뉴스

작성 2019.03.15 17:17 수정 2019.03.16 09:2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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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3월 15일 (금)
■ 대담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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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중, 10%만 피해자 인정받아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일반 인구에 비해 자살 시도 위험 4.5배 높아
- 피해자가 피해 증명해야 하는 지금 제도 바뀌어야
- '가습기 살균제 증후군' 증세 구분 없이 피해 증상 전체적으로 접근


▷ 김성준/진행자: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한 지 16년 만에 처음으로 피해 가구에 대한 실태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조사 결과, 경제적인 피해 금액이 최대 540억 원으로 추산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경제적인 피해보다 정신적인 피해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습니다. 관련 제품은 오래 전에 모두 판매가 중단됐습니다만, 피해자들의 육체적, 정신적인 고통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연결해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부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가습기 참사 이후에 피해 가정을 직접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말씀이시죠?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예. 그렇습니다. 저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세월호와 가습기 살균제 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 대책, 그리고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 사회 만들기라는 미션을 가지고 출범한 직후에. 도대체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의 가족의 어려움은 어떠한지에 대해 작년 말에 3개월 동안 전문가들이 참여해 조사한 결과였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조사는 어떻게 진행이 됐나요?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6천 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신고가 돼 있는데요. 그 중 절반이 넘는 분들은 정부의 판정 결과를 받았지만 전체의 10%만이 피해자라고 인정을 받고 나머지 90%는 피해자가 아닌 것으로 돼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굉장히 많은 분들은 여전히 판정을 기다리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3개월 동안 진행은 다 못 해서 일단 100가구를 무작위로 추출해서 조사했는데. 성인 130명, 소아 70명 정도 약 200명 정도가 조사 대상에 직접 포함이 됐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 특별히 어떤 기준을 설정한 것은 아니고 무작위 추출로 조사하셨다는 말씀이시네요.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래서 조사를 해보시니까 피해자들 상태가 어떻던가요?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굉장히 다양한 질환을 호소하고. 그 중에 특히 사회자께서 말씀하신 정신건강에 대해서 굉장히 큰 문제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우울증, 불안장애, 불면증, 자살 위험. 이런 것들인데요. 그리고 여기에 대한 사회심리적인 울분 상태. 이런 것이 전체 10명 중 7명은 굉장히 심각한 상태를 보이고. 또 자살 충동 같은 것이 위험한 건데. 문제는 자살 충동만 있는 것이 아니고 실제 자살을 시도했었다는 응답이 일반 인구에 비해 4.5배가 높은 것이 굉장히 우려스러운 주제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무작위니까 이렇게 100가구 선정해서 조사한 대상에서 빠졌던 나머지 가구들도 비슷한 추세겠네요.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그렇다고 보여지고요. 그래도 더 정밀 조사를 하기 위해서 올해 다시 100가구를 추가로 무작위로 뽑아 유사한 내용을 조사해 다시 한 번 확인하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건 언제 하는 겁니까?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곧 진행이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저희가 이 가습기 살균제 뉴스가 나왔을 때도 몇몇 인터뷰를 통해 드러났습니다만. 가습기를 집에 설치하는 경우 아이가 집에 있기 때문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엄마들 같은 경우에 내가 아이들 건강을 위해서 가습기를 들여놓고 또 가습기 살균제를 쓰다가 오히려 아이 건강을 더 상하게 만들고 심각한 위험에 빠트렸다는 죄책감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맞습니다. 이 사건의 특징 중 하나가 피해자인데도 가해자 의식으로 고통 받는 측면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그 제품을 사서 집어넣어서 아이와 우리 가족이 피해를 입었다는 죄책감이 심각해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기업으로부터의 대책이 미비하고 또 오랫동안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결국은 내 잘못이라는 어떻게 보면 자책감과 자괴감이. 특히 피해 아이를 둔 가정에서의 부모들에게는 아주 심각한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빨리 그것을 해소해줘야 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해야 될 일이라고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이런 어머님들을 포함해서. 심지어는 일반인들보다 4.5배나 높은 자살 충동을 느끼는, 또 시도를 하는 분들도 많다는 건데. 지금으로서는 이런 분들을 위한 제도는 없는 건가요?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부분적으로 정신건강 모니터링도 하고는 있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전체 피해 신고 10명 중 1명만이 피해자로 인정받고 나머지 9명은 인정을 못 받고 있는 상황. 이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신고 된 사람들은 모두 다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쓰고 난 다음에 새로운 건강질환이 나타났거나 이전 질환이 악화된 상태인데. 정부는 이것을 의학적인 분명한 인과관계가 확인되는 경우만 인정을 하다 보니까. 시간이 많이 걸리고 앞으로도 언제 이 분들이 다 해소가 될지 모르는 상황인 거죠. 그런 점에서 이번 조사 연구진이 좀 더 폭넓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접근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들을 저희가 수용해서 정부에 다시 건의하고, 그게 수용되고, 실제 적용이 되는 그런 과정. 조금 지난한 과정으로 들리시겠지만 앞으로 특별조사위원회가 열리는 향후 2년 동안 이 모든 것이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지금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쨌든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어제 심층조사 결과 발표할 때도 현장에 계셨던 피해자 말씀이, 자꾸 피해를 증명하라고 하면 그러면 가습기 살균제를 다시 사용하고, 또 아픈 아이를 낳아서 부검하고 이래야 되느냐.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말씀을 하시던데. 이 증명 부분이 어떻게 처리되어야 할지 참 고민인데요.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그게 사실 이 사건만이 아니고 다른 일반적인 사회 사건에서도 적용되어야 하는 큰 원칙 같은 것이 필요한데요. 왜냐하면 피해자가 모든 것을 증명해야 되는 지금의 제도는 바뀌어야 되는 것이에요. 피해자는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썼고, 그 이후에 나에게 안 좋았고 또는 사람이 죽었다. 이런 것을 호소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사실 이 문제를 일으킨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제품 제조사와 그것을 방조하거나 악화시킨 정부에서 그것을 반증하는, 어떻게 보면 입증 책임을 나눠서 확인하는 제도가 필요한 것이죠. 그런데 지금 현재로서는 피해자가 모든 것을 입증해야 되기 때문에. 입증이 안 되면 거꾸로 그것은 가해자에게 면죄부가 돌아가는 이상한 형태로 돼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이 정신적 피해 문제, 여러 가지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 아직 많은 것 같고요. 거기에다 더해서 지금 육체적인 건강의 피해는 폐 질환이 살균제 피해 질환으로 인정이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 외에 다른 건강 피해도 있다고 하던데요. 그건 어떤 겁니까?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예. 말씀하신 대로 정부가 인정하는 것은 2012년 사건 처음 역학조사 때 확인된 폐 질환이고요. 그 이후에 겨우 천식과 태아 피해 정도가 확인된 상황입니다. 태아 피해, 그러니까 아이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엄마가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되어서 아이가 사산하거나 건강에 이상이 생겨서 나온 경우. 그 정도의 제한적으로만 인정을 하는데요. 이번 조사에 참여한 분들이 굉장히 다양한 질환을 호소하고 있어요. 안과 질환이라든지 신경계 질환, 피부 질환, 내부계 질환, 심지어는 암까지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런데 가습기 살균제 노출 경로나 그것이 우리 몸속으로 들어가서 일으킬 수 있는 과정들을 보면 이 모든 것이 다 가능성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 조사에 참여한 분들이 의학자들이 많이 있고 경제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종합적으로 내놓은 조언은. 이것을 아주 엄격한 인과관계, 증명되기 어려운 질환 별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고. 가습기 살균제를 쓴 사람에게 나타나는 어떤 정신적인 질환으로 접근을 해야 되지 않느냐. 그런 점에서 일종의 가습기 살균제 증후군 또는 가습기 살균제 정신질환. 이런 개념으로 접근해야 제대로 해결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조언을 주고 계셔서. 그 부분들을 저희가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가습기 살균제 증후군'이라는 것은 폐가 안 좋다, 어디가 안 좋다 이렇게 부위별 또는 증세별로 구분하지 말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 전체를 증후군으로 규정해서 폭넓게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 이런 취지라고 봐야겠네요.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그렇습니다. 그리고 직접적인 신체 건강뿐만이 아니라 이번에 심각한 상황으로 확인된 정신건강과 사회적인 적응, 삶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보자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독점 공급했던 SK케미컬 부사장이 구속됐는데요. 이게 3년 전 국정조사 때도 문제가 됐었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찾지 못 해서 넘어갔던 게 이번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했다고 하던데요. 이 SK케미컬 부사장의 구속이 가습기 살균제 문제 전반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십니까?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SK케미컬은 1994년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처음 세상에 나올 때 그걸 개발했던 바로 그 회사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던 주범이라고 볼 수 있고요. 또 그 이후에 팔린 수많은 제품의 90% 이상의 원료를 공급했던 게 바로 SK케미컬이에요. 그런 점에서 아주 늦었지만 그 회사의 중책을 맡고 있는 대표 격인 그런 사람이 구속됐다는 것. 그리고 구속 사유도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를 했기 때문이라는 죄명이기 때문에. 당연히 구속돼서 사법 처리를 받아야 하고요. 하지만 검찰이 더 수사를 해야 될 부분이. 정작 이 제품의 유해성에 의해서 소비자들이 죽고 다쳤다는 과실치사의 혐의의 수사가 사실은 본류입니다. 그것에 대해서 제대로 수사해서 그것과 관련되어 있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법 처리를 해야 한다고 보죠.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구 실태조사와 관련해서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과 말씀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