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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방울만" 애타는 사람들…베네수엘라에 무슨 일이

물통을 손에 든 수십 명의 사람이 콘크리트 벽에 달라붙어 있습니다. 벽을 타고 흐르는 물을 물통에 담아가기 위해서입니다.

도심 주변 산악지대도 샘물을 찾아온 사람들로 붐빕니다.

정전으로 배수펌프 가동이 멈추자 식수난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물이 있는 곳을 찾아 몰려들었습니다.

[베네수엘라 현지 주민 : 이 물로 요리도 하고 목욕도 하고 청소도 하고 기본적인 집안일을 하는 데 씁니다.]

지난 7일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주일 째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원유보유국이지만 정전으로 주유소 대부분이 문을 닫자, 자체 발전기를 돌려 문을 연 일부 주유소 주변으로는 차량이 몇 km씩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전국 23개 주 가운데 16개 주에 전력 공급이 전면 중단되면서 지금까지 최소 4억 달러, 4천520억 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추산됩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지지를 받으며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대립하고 있는 과이도 국회의장은 이번 정전 사태를 '대재앙'으로 규정하고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촉구했습니다.

요청을 받아들여 국회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실제 어떤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입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오히려 전력의 70%를 복구한 상태에서 발전소가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며, 그 배후로 미국을 지목한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지난 11일 베네수엘라에 남아 있는 자국 외교 인력을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밝혀 양국의 관계는 날로 악화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대립으로 불안한 정국 속에 전력 복구까지 앞으로 최소 닷새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베네수엘라의 혼돈 사태는 더욱 장기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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