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민주당 투톱 제소로 맞불…"나경원 연설 조직적 방해"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이 나경원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자,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한국당은 오늘(13일) 오후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와 홍 원내대표에 대한 윤리위 제소 방침을 정한 뒤, 소속 의원 113명 전원 명의로 이들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한국당은 이 대표에 대해서는 "국가원수 모독죄를 거론한 것은 민주화를 위한 국회의 노력을 무시한 것", 홍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민주당 의원들과 합세해 연설을 방해하는 등 의회주의를 훼손한 것"이라고 제소 이유를 밝혔습니다.

한국당은 또, 나 원내대표의 연설 도중 민주당 의원들이 고성과 비아냥을 쏟아낸 데 대해 '좌파 전체주의', '마이동풍 정권'이라고 맹비난하며 역공에 나섰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의총에서 "좌파독재 정권의 의회장악 폭거"라며 "국회가 과거 독재 시절로 회귀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정말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민과 야당의 말에 귀를 닫는 모습은 마이동풍 정권의 전형적 모습이었다"며 "어제 그 모습을 본 국민들이 크게 실망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을 윤리위에 제소한 데 대해서 나 원내대표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을 갖다 붙이는 견강부회 정권"이라며 "국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야당 대표를 제소하는 것은 국민을 제소하는 것, 국가원수를 모독했다고 하는데 이런 행태야말로 국가원수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희경 대변인은 "대한민국이 희생하면서 쌓아 올린 의회민주주의가 붕괴되는 현장을 목격한 우리는 불행한 시대의 국회의원"이라고 했고,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본회의 연설 방해 행위에 대해 나 원내대표와 국민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국당은 아울러,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 패스트트랙 추진을 저지하겠다며 비례대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자체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은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으로, 여당은 내년 총선에서 진보정권 10∼20년 집권 플랜을 만들기 위해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당의 의원정수 10% 감축안과 비례대표제 철폐에 대해 국민이 지지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 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