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을 나설 때도 법원에 들어갈 때, 또 나올 때도 전두환 씨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발포 명령을 부인하느냐는 질문에 짜증 섞인 반응만 내놨을 뿐입니다. 광주 시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전두환 씨에게는 사죄하고 용서를 빌 기회였는데 오늘(11일)도 반성의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전두환 씨를 태운 승용차가 광주지방법원 후문으로 들어와 법정동 앞에 멈춰 섰습니다.
서울 연희동 집을 출발한 지 4시간 만인 낮 12시 34분쯤입니다.
차량 오른쪽 뒷문에서 내린 전 씨는 주위를 한 차례 둘러본 뒤 조금 비틀거리며 느릿한 걸음으로 법정으로 이동했습니다.
경호원 부축이나 도움은 없었습니다. 긴 이동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혈색도 좋아 보였습니다.
전 씨는 포토라인을 그냥 지나쳤고 광주 시민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경호원의 제지를 뚫고 취재진이 발포 명령을 부인하느냐고 묻자
[전두환 씨 : (발포 명령 부인합니까?) 이거 왜 이래?]
이 한마디를 역정 내듯 내뱉고 곧장 법원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재판이 끝나고 4시 10분쯤 밖으로 나온 전 씨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역시 아무 말 없이 차에 올라탔습니다.
법원 안팎에서 비까지 맞으며 전 씨의 구속을 촉구했던 시민들에게 전 씨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김경신/광주광역시 광산구 :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니까 그게 답답하잖아요, 마지막까지 사죄를 좀 했으면 좋겠어요.]
광주 시민들의 이런 간절한 기대를 전두환 씨는 이번에도 외면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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