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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장애인 재활시설서 성추행·학대…고발했더니 '해고'

<앵커>

한 직업 재활 시설에서 여성 지적 장애인들이 시설장으로부터 오랜 기간 성추행과 학대를 당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피해자 증언을 듣고 이런 사실을 제보한 내부 근무자들이 오히려 해고됐습니다.

'거침없이 간다' 김덕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장애인 30여 명이 복사 용지와 나무젓가락 등을 만드는 경기도 평택의 직업 재활 시설입니다.

지적 장애인 A 씨는 지난 2016년 작업장 근처 주차장에서 당시 시설장이었던 B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이후 추행이 계속됐지만 일자리를 잃을까 봐 말하지 못했습니다.

고민 끝에 복지사에게 피해를 털어놨고 복지사들이 지난해 8월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경찰이 수사해보니 피해자는 A 씨만이 아니었습니다. 지적 장애인 3명과 사무실 직원 등 4명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성추행당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폭행과 학대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지적 장애인 두 명에게 서로 뺨을 때리게 했다는 증언이 나왔는가 하면 유통기한이 3년이나 지난 라면을 장애인들에게 먹였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당시 공익근무요원 : (라면) 건더기 같은 경우는 썩어서 다 검게 변해 있었고, 기름 썩은 그런 역한 냄새도 좀 났었어요.]

경찰 수사에도 시설 측은 진상 규명 대신 사건 덮기에 급급했습니다.

[이주언/담당 변호사 : (피해자들은) 분리되지 못한 채로 작업장에서 매일 가해자들을 만나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회유와 압박이 계속 있었던 것으로.]

어렵게 용기를 내 내부고발을 한 복지사 2명도 1명은 해고되고 1명은 상담 업무에서 배제됐습니다.

관할 지자체의 대응도 무성의했습니다.

시설 감독 권한이 있는 평택시는 지난 2월 이곳을 직접 찾아 현장조사를 진행했지만 문제가 없다고 보고 돌아갔습니다.

경찰이 최근 전 시설장과 직원 1명을 구속했지만 평택시청은 여전히 손 놓고 있습니다.

[평택시청 관계자 : (사법부에서) 판결을 하면 거기에 의해서 최종적으로 행정 처리만 하는 거죠.]

SBS는 해당 시설을 찾아 해명을 들으려 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김남성, 영상편집 : 박지인, CG : 조형우,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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