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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핵사고 현장 취재기…방사능 악몽, 지금도 계속

<앵커>

일본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제 딱 8년이 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제는 후쿠시마가 안전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는데, 방사능이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것인지 의심이 갑니다. 그래서 저희가 취재진을 후쿠시마에 보냈는데, 실제로는 어떤지 보시죠.

'거침없이 간다'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공개된 후쿠시마 원전 내부 모습입니다. 계속되는 원자로 폐쇄 작업으로 여전히 흉측한 모습입니다.

원자로 앞에서 잰 방사선량은 국내 평균치의 1천 배나 되는 치명적인 수준입니다.

원자로 내부에서는 문제의 핵 연료를 꺼내기 위해 로봇 팔까지 동원됐지만 작업은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원전 인근 마을은 어떤 상황일까? 아직도 주민 거주 금지, 이른바 귀환 곤란 구역으로 묶인 곳을 찾았습니다.

진입 도로마다 경비원들이 일일이 차량 통행을 검사하고 있습니다.

[모두 신분증 부탁 합니다. (여권 괜찮은가요?) 네, 감사합니다.]

지진으로 무너지고 부서졌던 도로 양쪽 주택들은 처참한 흉물로 남았습니다.

저는 지금 후쿠시마현의 취재허가를 받고 귀환 곤란 구역 한가운데 들어왔습니다.

주민들이 떠나버리고 차량 통행마저 드물어 적막한 느낌입니다.

방치된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지진이 덮친 쑥대밭 그대로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집안 달력은 사고가 났던 2011년 3월에 멈춰 있습니다.

주거 금지가 풀려 주민 귀환이 시작된 지역에서도 상처는 여전합니다.

주택과 농지에 대해서는 방사능 오염을 제거하는 제염 조치를 취했다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정상치의 3, 4배에 달할 만큼 오염도가 높습니다.

마을 곳곳에 방사능 오염물 임시 보관소를 만들었는데 주민들은 보관소 배기구를 통해 방사능이 유출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치바/후쿠시마 주민 : 가스가 배출되면서 동시에 안에 있는 방사능도 밖으로 나오는 상태입니다.]

이렇다보니 지역주민 6천여 명 가운데 돌아온 건 800명에 불과하고 고령자가 대부분입니다.

고향에 가지 못한 피난민이 머무는 가설 주택 단지, 7년째 생활해 온 안자이 씨는 이번 달 이곳에서 쫓겨날 처지입니다.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정부가 이곳을 폐쇄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입니다.

[안자이/후쿠시마 원전 피난민 : 돌아갈 수 없어요. 산림은 (방사능) 제염이 안 됐어요. 비가 오면 산에서 물이 내려와서 아래는 오염이 높아집니다.]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누출, 암 발생 증가와 같은 주민 건강 문제 등 난제들이 쌓여 있어 완전한 피해 회복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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