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검찰, 1조 원 육박 뇌물 스캔들 우즈벡 前 대통령 딸 기소

미국 연방 검찰이 전직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장녀에 대해 공직 지위를 이용해 3개 이동통신업체에게 뇌물을 요구하는 등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했다고 미 법무부가 밝혔습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슬람 카리모프 전 우즈벡 대통령의 딸 굴나라는 2001부터 2012년까지 이동통신업체 이사인 베흐조드 아흐메도프와 협력해 러시아 이동통신사 MTS와 빔펠콤, 스웨덴의 텔리아에 뇌물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굴나라는 이들 통신사가 우즈벡에서 영업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우즈벡 이동통신 규제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해 주는 대가로 뇌물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법무부는 우즈벡 정부 관리를 지냈고 수년간 공개 석상에서 목격되지 않은 굴나라가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통해 돈세탁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는 또 MTS가 우즈벡에서의 과거 사업과 연관된 뇌물 수사를 끝내기 위해 8억5천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뉴욕 맨해튼 연방 검사인 제프리 버먼은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해외부패방지법에 근거해 기소된 최대 규모의 뇌물 사건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연방 검찰은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통해 이동하게 함으로써 관련 피고 기업과 개인은 글로벌 경제를 그들에게 유리하게 부정적으로 악용하고 자기 몫을 챙기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빔펠콤과 텔리아는 이미 관련 뇌물 사건에 대해 벌금을 내고 끝내기로 2016년과 2017년에 합의했습니다.

미 법무부는 러시아의 최대 이통사인 MTS의 자회사 전직 CEO인 아흐메도프도 기소했습니다.

미국은 우즈벡과 범죄인 인도협정을 맺지 않고 있습니다.

굴나라와 아흐메도프는 우즈벡 시민권자로 현재 미국에 구금돼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굴나라는 2015년 우즈벡에서 횡령과 갈취 등 혐의로 5년형 선고받아 가택 구금 상태에 있었으나 지난 6일 우즈벡 법원이 나머지 형량에 대해선 수감 생활을 하도록 명령했다고 우즈벡 검찰이 전했습니다.

우즈벡 당국은 스위스와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굴나라의 자산을 동결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습니다.

우즈벡 검찰은 2017년 굴나라가 다른 범죄 혐의에 대해 여전히 수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