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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장 민긍호 묘소 앞에 '친일파 헌시'가…잇단 논란

<앵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곳곳에서 친일 잔재 논란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강원도에서 가장 큰 독립군 부대를 이끌며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항일지사, 민긍호 의병장의 묘소에 친일인사가 지은 헌시가 남아있어 시민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기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민긍호 의병장의 순국 111주기를 기념하는 묘제가 봉행됐습니다.

민 의병장은 강원도와 충청도, 경상도 일대에서 활약하며 10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전투에서 전과를 올리며 일제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대표적인 항일 투사 중 한 명입니다.

하지만 그의 묘소에 친일 인사가 쓴 헌시가 있어 지역사회에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의 충혼탑입니다. 항일운동을 펼쳤던 민긍호 의병장이 잠든 묘소 앞에 친일파가 쓴 헌시가 그대로 남아있어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충혼탑에 새겨진 헌시의 주인공은 1954년 충혼탑 건립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정일권.

'나카지마 잇켄'이라는 일본식 이름도 있는 그는, 일본 육군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만주군 간도 헌병대 대장으로 근무하는 등 독립군과는 대척점에 있던 대표적인 친일파 인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유창구/민족문제연구소 원주·횡성지회장 : '일본군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신 분을, 일본군 장교가 그분을 추모한다' 이건 우리가 후손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고.]

이에 대해 원주시는 헌시 철거나 묘역 이전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원창묵/원주시장 : 시민들이 찾기 쉽고 접근성 좋으면서 성역화에 걸맞은 부지를 찾아서 (묘역을)옮기려고 하는데, 그때 충혼비까지 함께 시민들과 논의를 거쳐서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친일 잔재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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