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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 사상' 2년 前 경의중앙선 열차 추돌사고도 '인재' 였다

'7명 사상' 2년 前 경의중앙선 열차 추돌사고도 '인재' 였다

이기성 기자 keatslee@sbs.co.kr

작성 2019.03.05 07:0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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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7명의 사상자를 낸 '경의중앙선 시운전열차 추돌 사고'는 열차 운행을 검지하는 소프트웨어 오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습니다.

후속 열차에 정지·진행 신호를 알리는 신호 관련 설비에 잘못된 소프트웨어가 설치됐고,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선행 열차가 철로에 멈춰 섰는데도 후속 열차에 진행 신호를 내줘 추돌 사고가 났습니다.

시운전열차 운행계획을 짜면서 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이 의사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공단이 최고 운행속도를 시속 65㎞로 정했지만, 이 지침이 현장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시고 열차는 시속 91.2㎞로 달리다가 추돌 사고를 냈습니다.

지침이 제대로 전달됐더라면 사망·중상 등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중앙선 원덕역∼양평역 간 시험운전열차 충돌사고' 조사보고서를 펴냈다고 5일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9월 13일 오전 5시께 경의중앙선 원덕역에서 양평역 방향으로 시험 운행을 하던 코레일 소속 7882열차가 앞서가다 멈춰 선 7880열차를 들이받고 탈선했습니다.

이 사고로 7882열차 기관사 A(45) 씨가 숨지고, 신호수 등 6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충돌·탈선 과정에서 열차 2대가 파손돼 총 68억 3천만 원의 물적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두 기관차는 모두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KTX 강릉선 운행을 위해 경의중앙선에 설치한 열차 자동방호장치(ATP) 정상 작동 여부 등 신호체계를 점검하던 중이었습니다.

앞서가던 7880열차가 철로에 멈춰 섰는데도 이를 검지해 뒤에 정지 신호를 보내야 할 신호 검지 시스템이 오류를 일으켜 정지가 아닌 진행 신호를 내줬습니다.

이 때문에 7882열차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달리다가 7880열차를 추돌한 뒤 탈선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신호 설비인 '가청주파수(AF) 궤도회로 수신 모듈'에 제작사가 잘못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이 설비의 성능을 제작사와 철도시설공단(감리단)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발생했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수신 모듈은 기존 사용하던 제품에 소프트웨어만 현장에서 업그레이드해 사용한 것으로, 사고 뒤 위원회 조사 결과 열차 감지를 제대로 하지 못해 오작동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 직후 조사에서 위원회가 이 감시설비의 '로그 데이터'를 집중 분석한 결과 양평역∼용문역 사이의 AF 궤도회로 오동작 현상이 사고 20일 전부터 총 10회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제작사와 공단 감리단은 제품 업그레이드 뒤 한국철도표준규격이 정한 전송 모듈 시험을 하지 않아 장비가 오작동하는 것을 걸러내지 못해 사고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사고 시 열차 운행속도에 대한 제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단은 2017년 9월 7일 만든 '9.11∼15 시운전열차 운행계획의 붙임 문서에 '최고속도 65㎞/h 이하'를 추가해 코레일과 교통안전공단 등에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코레일은 이 문서를 아래로 내리는 과정에서 '최고속도 65㎞/h 이하'를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사고 당일 시운전열차에 탑승한 시험 관계자들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시운전열차 허용속도인 시속 100㎞를 염두에 두고 운행했습니다.

당시 사고열차가 최고속도를 시속 92.9㎞로 준수하며 달렸고, 사고 순간 시속 91.2㎞ 속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속도 제한 지침에 제대로 전달됐더라면 인명·물적 피해 규모가 줄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철도시설공단이 시운전열차 관련 안전교육을 소홀히 하고, 국토부가 시운전열차 시험 통제 담당을 정하지 않아 관리를 소홀히 한 것도 사고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조사위는 사고조사 결과에 따라 국토부에 2건, 철도시설공단에 6건, 코레일에 3건의 안전권고를 발령, 유사 사고 재발이 없도록 관리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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