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감면 · 지원 다 받으면서 또?…비리 유치원 참여 ↑

김관진 기자 spirit@sbs.co.kr

작성 2019.03.04 20:26 수정 2019.03.04 21:5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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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한유총이 유치원 문 열지 않으면서까지 원하는 게 대체 무엇이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여러 가지 요구사항 가운데 가장 핵심은 유치원을 사유재산으로 인정해달라는 것과 그에 따라서 시설 이용료를 달라는 겁니다.

사립 유치원은 현행법상 비영리 교육서비스업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교육기관에 준하는 여러 혜택을 받고 있는데 혜택들을 살펴보면 먼저 유치원 건물과 땅에 대한 취득세 그리고 재산세를 깎아줍니다. 취득세 200만 원, 재산세 50만 원이 넘으면 85%나 감면해줍니다. 또, 사립유치원에서 버는 돈에는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도 전혀 매기지 않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일반 개인 사업자는 재산을 물려주면 상속세를 5년에 걸쳐서 내야 하지만, 사립유치원은 상속세를 3년을 유예해주고 그다음에 12년에 걸쳐서 나눠 낼 수 있습니다. 이것 말고도 누리과정 지원금, 방과 후 과정 지원금, 교사 처우 개선비 이런 돈들도 추가로 받습니다. 이게 다 우리가 낸 세금들입니다. 이렇게 교육 기관으로서 정부 지원받을 것 다 받으면서 유치원은 사유 재산이니까 시설 이용료까지 받아야겠다고 하는 것은 이중 혜택이라는 게 정부의 생각입니다.

부모들을 더 화나게 하는 것은 아이들한테 써야 할 돈 다른 데 다 썼던 일부 유치원들이 반성하기는커녕 그런 점은 더 요구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번에 개학을 미룬 사립 유치원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해 감사 결과 비리 유치원으로 적발된 곳이었습니다.

김관진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화성의 한 유치원입니다. 감사 결과 원장이 유치원 돈 6억 8천만 원으로 개인 명품 가방을 사고 아들의 대학 등록금을 내는 등 비리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후 징계 없이 운영을 해왔고 이번 '개학 연기'에도 동참했습니다.

참여연대 조사 결과 이 유치원처럼 지난해 감사에서 비리가 드러난 사립유치원 가운데 75곳이 개학을 연기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비리가 드러난 이후 이름만 살짝 바꾸는 이른바 '간판 갈이'를 한 유치원도 상당수 동참했습니다.

특히 원아 수 200명 이상으로 이달부터 에듀파인을 의무 도입해야 하는 대형 유치원이 36곳 포함됐습니다.

회계 비리가 드러날 것을 우려한 유치원들의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경희/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 사실 감사를 받지 않은 비리 유치원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이보다 더 많은 숫자가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비리에 대한 반성 없이 배째라식 대응으로 사태를 악화시킨 한유총 이사장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덕선 이사장은) 횡령·세금 탈루·국감 위증 등 숱한 혐의를 지적받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한유총 일부 지회가 회원 유치원들을 상대로 동참하지 않는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식의 협박성 문자를 보냈다는 제보도 이어졌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김종우,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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