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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역전쟁 속 최대 이벤트 '양회' 오늘 개막

중국, 무역전쟁 속 최대 이벤트 '양회' 오늘 개막
중국의 경기 둔화 속에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3일 오후부터 열흘 넘는 장정에 들어갔습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도 계속 진행되고 있어 올해 양회는 외부 상황에 휩쓸리는 분위기입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회의는 매년 이맘때 거의 같은 기간에 열려 '양회'로 불립니다.

자문 회의인 정협은 3일 오후 시작되며 의회격인 전인대는 5일 개막합니다.

인민대표와 정협위원 등 5천명이 양회 참석을 위해 베이징에 속속 모여들고 있습니다.

올해 양회의 시작을 알리는 정협 전국위원회 회의(13기 2차)는 3일 오후 3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막을 올립니다.

왕양(汪洋) 정협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2천여명의 전국정협위원이 정협 전국위원회 상무위원회의 업무보고를 청취하고 심의합니다.

13일 오전까지 열리는 회의에서 정협위원들은 정부업무보고를 포함한 각종 보고서와 새로운 외국인투자법안 등을 심의할 예정입니다.

전인대가 대체로 정치인과 군인으로 구성됐다면 정협에는 영화감독 펑샤오강, 배우 청룽(성룡)을 비롯해 텐센트(텅쉰) 마화텅, 샤오미 레이쥔 같은 기업가도 있습니다.

전인대 연례회의는 5일 오전 9시 개막하며 12일까지 세 차례 회의가 열립니다.

개막일인 5일 발표되는 2019년 성장률 목표치는 국내외에서 큰 관심의 대상입니다.

중국이 성장 목표치를 지난해의 '6.5%가량'에서 6%대 초반으로 낮출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더 공격적인 부양책을 내놓을지도 관심입니다.

리커창 총리는 정부 업무보고에서 이와 함께 재정적자 목표치, 국방예산 등을 발표합니다.

중국은 지난해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 하방 압력에 대처할 방침이라 재정적자 수준도 상당히 늘릴 전망입니다.

3천명 가까운 인민대표가 참석하는 이번 전인대에서는 외국인 투자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법안은 외국인의 투자를 보호하고 행정수단으로 기술이전을 강제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런 관행은 미중 무역전쟁의 핵심 이슈입니다.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의 저우미 연구원은 새 법 제정으로 외국인 투자 촉진과 보호를 강화해 개방 확대를 위한 강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회에서는 또한 교육과 의료, 식품·의약품 안전, 사회 안정 등을 포함한 주제도 논의됩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쉬싱 난카이대학 교수는 "일자리 문제가 올해 초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교육 지출 증대, 의료보험 적용 대상 약품 확대, 주택시장 안정 조치 등도 양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전인대에서 헌법의 국가주석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해 시 주석의 종신 집권을 가능하게 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둔화와 무역전쟁 등 각종 난관에 직면해 있어 1년 전보다 상황이 나쁩니다.

궈웨이민 정협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미국의 무역 합의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미국과 중국이 서둘러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합의를 달성하는 것은 양국 모두와 세계 경제에 좋은 소식이다. 양측의 공동이익과 협력 수요는 견해차보다 크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종료 후 귀국길에 4일께 베이징을 들러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곧바로 평양으로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무역전쟁과 중국의 해외 투자 확대에 대한 국제적인 의심 속에 인민대표들이 더는 국내 이슈만 매달릴 수는 없게 됐으며, 이제 '세계화'가 양회의 주요 논의 과제로 부상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과 무역전쟁 외에도 북한 핵,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둘러싼 논쟁, 대만과 갈등 등 대외 부문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는 얘기입니다.

영국의 중국 전문가인 존 헤밍스는 "중국은 '샤프 파워'(sharp power)의 지나친 사용과 '부채 외교', 상업적·군사적 팽창 등으로 인해 역내와 역외에서 그 영향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문화와 인적 교류, 원조 등으로 대외 영향력을 키우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에 의존하지 않고, 군사적, 물리적 힘을 동원한 '샤프 파워'만 중시한 나머지 다른 나라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입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전날 정협 기자회견에서 카자흐스탄 기자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상대국을 '부채의 덫'에 빠지게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으며, 중국이 이를 통해 역내 패권을 추구한다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채의 덫'은 중국의 원조와 차관 등을 받아들여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에 나선 일대일로 참여국이 지나친 부채 등으로 인해 중국에 경제 주권을 빼앗기는 것을 말합니다.

이에 궈웨이민 정협 대변인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참여국에 발전과 희망을 가져다주는 호혜적 사업으로서, '부채의 덫'이나 역내 패권 등은 일대일로 사업과 전혀 관련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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