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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생포한 인도공군 조종사 송환…군사충돌 완화 기대

파키스탄이 자국 전투기와 공중전을 벌이다 격추된 인도공군 조종사를 전격 송환하면서 전면전 가능성까지 제기되던 양국의 군사충돌 사태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1일(현지시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 당국은 지난달 27일 생포한 인도공군 미그21 전투기 조종사 아비난단 바르타만 중령의 신병을 이날 밤 인도로 송환했습니다.

바르타만 중령의 신병은 파키스탄 라호르와 인도 암리차르 사이 국경검문소에서 인도 당국에 인계됐습니다.

검문소 주변에는 낮 한때 그를 영웅시하는 인도 주민 수천명이 몰렸습니다.

심야까지 송환이 지연됐는데도 이중 일부는 끝까지 남아 바르타만 중령의 무사귀환을 환영했습니다.

인도 언론은 파키스탄이 선전용 영상물을 만들기 위해 바르타만 중령에게 진술을 강요한 탓에 송환 시점이 오후 4시에서 9시로 늦춰졌다고 주장하며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바르타만 중령은 건강검진을 받은 뒤 수도 뉴델리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인도공군은 지난달 14일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주)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같은 달 26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를 기습 폭격했습니다.

인도공군은 테러 배후인 이슬람 반군의 거점을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자국 내에 그런 시설이 있다는 의혹을 부인해 온 파키스탄은 이튿날 인근 상공에서 인도 공군기를 공중전 끝에 격추했습니다.

파키스탄군은 카슈미르 지역에서의 양국 국경 격인 통제선(LoC)을 넘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보복 공격을 가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파키스탄 정부는 생포한 인도인 조종사 바르타만 중령이 피투성이로 눈이 가려진 채 "파키스탄군이 (화난) 군중으로부터 나를 구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에는 바르타만 중령이 전투기에서 끌려 나와 주민들에게 구타당하는 영상이 유포됐습니다.

1971년 카슈미르 3차 전쟁 이후 48년 만에 전투기까지 동원한 공중전이 벌어진 데다 모욕적 영상까지 접하게 된 인도 국민은 일제히 격분했습니다.

인도 정부는 포로를 보호해야 하는 제네바 협정과 인권 관련 국제법 위반이라면서 강력히 항의하고 즉각적인 석방과 송환을 요구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는 영상을 삭제한 뒤 "평화의 제스처로 이 조종사를 송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런 조처에도 양국간의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카슈미르의 인도-파키스탄 경계선 주변에는 1일 현재 수만 명의 병사들이 배치돼 서로 대치하고 있으며, 곡사포 등을 이용한 교전이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오는 4∼5월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집권당은 국민감정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쉽사리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가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현 여당에 오히려 표를 몰아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등 중국 주도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차관을 들여왔다가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파키스탄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협상 등에 악영향을 미칠 인도와의 무력분쟁을 신속히 진화해야 할 처지입니다.

하지만, 역시 국민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데다, 파키스탄에 거점을 둔 테러 단체들에 대해 "즉각적이고 입증 가능한 조처를 하라"는 인도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습니다.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 비회원국인 인도의 수슈마 스와라지 외무장관이 초대된 것에 항의해 이날 불참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파키스탄 상공을 지나는 국제선 민항기의 무더기 결항 사태를 초래했던 파키스탄의 영공 폐쇄 조처와 관련해 일부 외신은 이날 저녁부터 영공이 다시 개방됐다고 보도했지만, 4일까지는 제한적으로만 영공 통행이 허용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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