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민생 관련 제재만 해제 요구"…트럼프 주장 반박

어제(28일) 미국과의 핵 담판 합의 무산에 대해 북한이 오늘 새벽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은 미국의 입장과 달리 전면적인 제재 완화를 요구하지 않았고, 자신들은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 그것도 미국 측 참관하에 완전한 폐기를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사내용>

북한의 기자회견은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2시 15분, 김정은 위원장 숙소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먼저 리용호 외무상은 어제 회담에서 북한이 요구한 건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라, 제재 일부를 풀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용호/北 외무상 : 우리가 요구한 것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년부터 17년까지 채택된 5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완전한 제재 해제를 요구해 회담이 결렬됐다고 밝혔습니다.

리 외무상은 일부 제재가 풀리면 영변 핵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이 보는 가운데 폐기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북한의 입장을 발표한 뒤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했는데, 대신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최 부상은 미국이 북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이고, 김정은 위원장도 미국과의 협상에 의욕을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최선희/北 외무성 부상 : (김 위원장이)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서 좀 이해하기 힘들어하시지 않는가 이해가 잘 가지 않아 하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최 부상은 앞으로 북미 회담이 열릴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