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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볼턴 낀 '4대3 불균형 회담', 결렬 불렀나

<앵커>

그러면 지금부터는 두 정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유는 뭔지 오늘(28일) 정상회담을 되짚어 보면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단독 회담에 이어 열린 확대 회담에서는 양쪽의 주요 정책 결정자들이 다 모였지만 머리 숫자가 맞지 않았습니다. 대북 강경론자로 잘 알려진 존 볼턴 백악관 안보 보좌관이 함께하면서 미국이 4명, 북한이 3명이 된 겁니다. 이것도 오늘 회담 결과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트럼프와 김정은 두 정상의 단독 회담 직후 호텔 정원에서 이루어진 짧은 산책.

그리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부위원장까지 자연스럽게 합류해 네 사람의 정원 환담이 이루어질 때만 해도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습니다.

관심을 끈 건 회담 전 심각한 표정이 찍힌 이 남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배석 여부였습니다.

UN 대사 때 대북 제재를 이끌고 무력으로 북한 정권을 교체하자고 주장해온 '강경 매파'이기 때문입니다.

정상회담은 통상 양측 배석자 수를 맞추는 게 관례지만 볼턴은 간밤 만찬 참석자들로 꾸려진 3대 3의 균형을 깨고 배석했습니다.

[이호령/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볼턴이 들어갔다는 점을 봤을 때 비핵화와 관련돼 보다 강경한 미국의 입장을 반영했을 거라고.]

1분이 아쉽다던 김정은 위원장 말이 암시하듯 대북 강경론자 볼턴은 비핵화와 제재 완화 거래에서 강경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평소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던 볼턴 보좌관으로서는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 제재 완화라는 선물을 줄 수는 없었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미국은) 시간 끌자, 누가 손해인가 보자, 이런 얘기거든요. 그런데 거기다 대고 김정은 위원장은 '지금 시간이 없다' 이런 식으로 얘길 하고 있어요.]

회담은 예정했던 시간을 훌쩍 넘기며 길어졌습니다.

잘 될 거다, 합의문 작성에 시간이 걸리는 거다, 기대 섞인 추측이 이어지기를 50여 분. 충격적인 소식이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오찬과 합의문 서명이 취소됐다는 백악관 출입 기자들의 트윗이 잇따라 전해졌습니다.

[SBS '2차 북미 정상회담 특보' 중 : 백악관 출입기자인 거 같은데요. (공동서명식이) 취소가 됐다고 얘기를 하고 있네요.]

회담 장소인 메트로폴 호텔 주변 교통 통제가 강화되더니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차례로 회담장 메트로폴 호텔을 떠났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은 회담 4시간 만에 합의 무산 메시지를 전파했습니다.

정상회담 내내 실시간으로 회담 소식을 전한 하노이 호안끼엠 광장의 전광판도 그렇게 꺼졌습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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