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화물선, 부산 광안대교 충돌…엉뚱한 항로 운항한 이유는?

부산항을 출항한 러시아 화물선이 광안대교를 들이받아 교량 구조물 일부가 파손됐습니다.

오늘 (28일) 오후 4시 23분쯤 6천t급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가 부산 광안대교 하판 10∼11번 사이 교각을 들이받았습니다.

화물선 머리 부분에 있는 구조물이 다리와 충돌했지만, 현재까지 인명 피해나 해상 오염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부산해경은 밝혔습니다.

해경에 따르면 광안대교 충돌지점은 수심이 9m가량이며 정상적인 입출항 코스는 아닙니다.

해경은 신고 접수 후 현장에 출동해 해당 선박에 정선 명령을 내린 뒤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해경 관계자는 "먼바다 쪽으로 가야 할 선박이 왜 반대 방향인 광안대교 쪽으로 운항했는지, 사고 직후 도주하려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고가 난 뒤 부산해경이 음주 측정을 한 결과 사고 선박의 러시아인 선장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086% 수준이었습니다.

해상 음주운전 입건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이지만, 선장이 음주 상태에서 운항에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해경 관계자는 "해사안전법상 음주 상태로 조타기를 조작하거나 조타기 조작을 지시한 사람은 처벌 대상이지만. 배에서 단순히 술을 마시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며 "선장의 음주 운항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해경은 조타실 내 CCTV 등을 확보해 사고 당시 실제로 운항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할 계획입니다.

러시아 선박은 어제 오전 9시쯤 부산 용호만에 입항해 경북 포항에서 선적한 화물인 쇠파이프 1천495t을 내렸습니다.

이어 스틸코일 1천415t을 실은 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출항할 예정이었습니다.

부산해경은 씨그랜드호가 광안대교 충돌 전인 오후 3시 44분쯤 용호만 선착장에 계류돼 있던 유람선 1척을 들이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광안대교 충돌사고와 관련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부산시와 부산시설공단은 광안대교 하판 (대연동∼해운대 방향) 진입로 중 용호램프 (49호 광장 램프)를 전면차단하고 교량 구조물 안전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