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미국도 'OK'…베트남 회담 동의에 숨은 의도

박세용, 이한석 기자 psy05@sbs.co.kr

작성 2019.02.27 11:4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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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에서 회담 장소가 의미하는 상징성, 무시할 수 없습니다.

김 위원장은 왜 베트남에 동의했을까요.

우선 북한과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입니다.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표방해왔고요.

특히 베트남은 세계 최강대국 미국과 전쟁을 해서 승리했던 나라죠.

일본과 독일 모두 무릎을 꿇었지만, 베트남은 승리했습니다.

그런 베트남의 심장인 하노이에서 핵 담판을 해보겠다는 건, '북한 우리도 만만치 않다' 이렇게 회담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기선을 제압해보겠다' 이런 의지로 읽히기도 합니다.

물론 미국 입장에서는 패전의 멍에를 쓴 베트남의 수도에서 회담을 연다는 것이 썩 달갑지 않은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리적인 측면을 감안하면 미국 입장에서도 굳이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베트남은 미국과 총칼을 겨누던 사이지만 지금은 전략적 동반자로 관계가 급진전된 경우거든요.

일단 베트남은 남중국해 일대 영토분쟁이 길어지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대단히 불편합니다.

급격하게 세력을 키우려는 중국을 견제하고 싶어 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베트남의 존재가 더없이 고맙죠.

과거는 과거일 뿐 이제는 베트남과 밀월관계를 형성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 베트남을 낙점한 이유, 한 가지 또 있습니다.

베트남은 한때 사회주의 형제국가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베트남에 가게 되면 국가 주석도 만날 수 있고요, 또 최고의 예우를 받겠죠. 또 그 영상이 세계에 전해지게 됩니다.

그럼 지난해 한 번 보여주긴 했지만 자신은 '은둔의 지도자가 아니다', 북한은 '정상 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이런 이미지를 한번 더 과시할 수 있는 겁니다.

여기에 덤으로 북한 주민들한테는 '우리도 경제성장할 수 있다', 이런 메시지를 줄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바로 그 점을 이용했을 수 있습니다.

베트남은 미국과 전쟁을 치렀지만 이후 관계 개선에 성공을 하면서 해외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는 말이죠.

여기에 과감한 개혁 개방 정책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누리고 있습니다.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곳이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바로 베트남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