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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성 확보는 헛말?"…사추위에 오너 일가 포함 '수두룩'

주요 대기업들이 이사회 독립성 확보 등을 위해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두고 있지만 오너 일가가 이에 참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취지가 퇴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심지어 오너 일가가 위원장을 맡은 사례도 있었고, 전·현직 임원이나 학연 등으로 이어진 인사가 전체 위원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사추위 운영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27일 사추위 의무 설치 대상인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 147곳의 위원 538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오너 일가가 위원장이나 위원을 맡은 곳이 24곳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농심과 KCC의 경우 각각 오너 일가 2명이 사추위에서 활동하고 있었으며, 고려아연과 기아차, 넥센타이어, 대한항공, 대신증권, 동국제강, 셀트리온헬스케어, 카카오, 한국타이어, 현대모비스, 현대차, GS건설, LS산전 등은 1명씩이었습니다.

특히 E1(구자용 회장)과 KCC(정몽진 회장), LG화학(구본준 부회장), 셀트리온헬스케어(서정진 회장),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조현식 부회장) 등 5곳은 오너 일가가 위원장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와 함께 전체 위원 가운데 해당 기업의 전·현직 임원, 경영진과 학연으로 얽혀 있는 인사 등이 무려 216명으로 40.1%를 차지했습니다.

이른바 '기업 우호 위원'이 전혀 없는 기업은 15곳이었고, 그나마 이 가운데 KB금융과 SK증권, 한국항공우주 등 오너 없는 기업을 제외하면 7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삼성물산의 경우 사추위에 회사와 우호 관계가 있는 사외이사는 전혀 없어 독립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고, 금호석유와 넷마블, 엔씨소프트, 태광산업, 미래에셋생명 등도 '모범'사례로 꼽혔습니다.

CEO스코어는 "사추위는 상법상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법인은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면서 "설치 목적은 사외이사들의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한 것이나 실제로는 이런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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